‘책임경영’ 의지 불태운 카카오뱅크 임원들..자사주 매입 ‘0’ 윤호영 대표도 나설까

경영진 자사주 매입 러시..이번 주만 2만4685주 쓸어담아
“책임경영 모습 보인것”..긍정적 시그널에 최근 주가 반등
주주환원 정책 외면한 윤호영 대표..이번엔 책임경영 나설까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7.08 10:35 의견 0
지난 2월 15일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가 카카오뱅크 여의도 오피스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카카오뱅크 방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자료=카카오뱅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 경영진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잇달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가운데 윤호영 대표의 동참 여부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카카오뱅크 대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 번도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없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7일) 카카오뱅크는 허재영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 안현철 최고연구개발책임자(CDO), 이지운 위험관리책임자(CRO) 등이 자사주 총 1만1400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각각 3000~5000주 규모다.

카카오뱅크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 주 들어 두 번째다. 5일에도 김석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유호범 내부감사책임자가 각각 1만주, 3285주를 매입한 바 있다.

이 주 들어 카카오뱅크 경영진이 매입한 주식 물량은 총 2만4685주에 달한다. 전날 종가인 3만1750원 기준 총 7억8374만원 규모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책임경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임원의 자사주 매입은 발행주식 총수 대비 미미한 수준으로 주가 부양 효과는 적지만 시장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인다. 경영진이 회사의 미래 성장가치에 대한 자신감과 책임경영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주가는 경영진 자사주 매입 전날인 지난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4일부터 전날까지 각각 1.73%, 3.90%, 2.29%, 1.44%씩 올랐다.

최근 카카오뱅크 주가는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부진 우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지난해 8월 고점 대비 3분의 1토막 수준으로 내려온 상태로 공모가인 3만9000원에도 못 미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를 제일 잘 아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그만큼 회사가 저평가됐다는 의미”라며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 반등은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제 업계 관심은 윤호영 대표의 자사주 매입 여부에 쏠리고 있다. 통상 주가 부양을 위해 경영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설 때는 수장이 솔선수범을 보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금융지주 가운데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 올해 들어서만 3차례 총 1만5000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후 손 회장을 따라 자사주를 매입한 우리금융 임원은 11명, 이들이 올해 사들인 주식 수만 3만3102주다.

반면 윤 대표는 아직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금융지주 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 매입을 활발히 해왔던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같은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의 신원근 대표의 경우도 지난달 16일 회사 주식 1만5000주를 사들였다. 신 대표는 지난해 12월 주식 매도로 생긴 차액 약 32억원을 올해 말까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주가가 20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가 역사점 저점을 지나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표를 향해 조직의 수장으로서 책임 경영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호영 대표 같은 등기임원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서는 감독 당국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소 시일이 걸릴 수 있다”면서 “임원들이 책임 경영을 위해 자사주 매입에 나섰는데 윤 대표도 뭔가 노력을 하고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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