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경쟁 마친 하나·우리금융..올해 비은행·M&A 경쟁 불붙는다

하나·우리금융 올해 1분기 각 9022억원·8842억원 순익
지난해 1분기 순익차 1645억원→올해 180억원으로 감소
은행 순익 순위 뒤집히고 비은행 실적에서 희비 엇갈려
올해 M&A 성과·비은행 경쟁력에 따라 판도 바뀔 듯

윤성균 기자 승인 2022.04.25 11:57 의견 0
(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하나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의 순익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수천억원까지 벌어졌던 순익 격차는 올해 1분기 180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금융업계에서는 두 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과 경쟁력 강화 전략 성패에 따라 연말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올해 1분기 각각 9022억원, 88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두 그룹 모두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높은 이익 성장세와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 전략 효과를 톡톡히 봤다. 특히 우리은행은 1분기 NIM(순이자마진)의 7bp 상승에 힘입어 7615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KB국민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비은행 부문에서도 그동안 꾸준히 진행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성과로 순익 기여도가 20% 수준으로 확대됐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은 각각 전년대비 18.9%, 17.5% 증가한 855억원, 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자회사로 편입된 우리금융캐피탈도 전년대비 40% 늘어난 49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단행한 대규모 명예퇴직비용 인식에도 이자이익 증가와 수수료이익 확대를 바탕으로 고수익성을 지속했다.

특히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중심의 양호한 대출 자산 성장 및 저원가성예금 증대 노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667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비은행 계열사들은 금리상승과 증시조정 등 악화된 시장 환경의 영향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카드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8%, 24.7% 감소한 1193억원, 546억원의 당기순익을 거뒀다. 하나생명은 같은 기간 90.2% 감소한 18억원의 순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와 우리금융의 순익 차이는 지난해 1분기 1645억원에서 180억원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올해 M&A 추진 성과에 따라 충분히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차이다.

이를 의식한 듯 두 그룹 모두 경영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M&A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CFO)은 “자본의 효율적 배분차원에서 비은행 부문 M&A 추진이 자사주 매입보다 중장기적인 기업가치에 더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며 “실질적으로는 M&A에 더 치중해 중장기 기업가치 발전에 자본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 시너지효과가 가장 큰 증권사 인수가 최우선 순위이며 롯데카드, MG손해보험 등 최근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회사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승 하나금융 CFO도 컨콜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및 디지털 사업역량 제고, 신사업 진출 등을 계속 고려 중”이라며 “그룹에 장기적으로 도움이 되는 M&A를 우선 목표로 삼고 지급 결제·자본시장 등 위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하나금융은 1분기 실적발표 직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과 하나금융투자에 5000억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했다. 당장은 M&A 보다는 주주가치 증대와 계열사 경쟁력 강화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계열사 출자로 비은행 성장을 도모 중인 하나금융지주는 배당 확대를 기본으로 하되 여력에 따라 스팟(spot)성 자사주 정책을, 고수익성 회사를 인수할 여지가 큰 우리금융지주는 배당 외 유보금액을 M&A에 집중하는 정책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