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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친환경은 원래 비싸고 번거롭다..산업계 들이닥친 자연의 경고

김제영 기자 승인 2021.11.26 15:18 의견 0
생활경제부 김제영 기자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하루 커피 한 잔은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이다. 직장인의 고된 하루를 달래주는 마약 같다고나 할까. 학생 때는 찡그리던 그 쓴맛을 지금은 생명수마냥 수혈하고 있다. 다른 직장인들도 한 마음인지 점심시간 여의도 인근 대다수의 커피전문점은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 커피가 비싸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인은 이상기후다. 세계 최대 커피생산국인 브라질은 100년 만의 가뭄을 겪었다. 올해 여름에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서리가 들이닥쳤다. 커피나무가 말라죽고 얼어 죽으면서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자 수급에 영향을 미쳤다.

농작물 수급 차질은 비단 외국만의 일이 아니다. 최근 국내 양배추도 부족 사태를 겪었다. 역시 이상기후 때문이다. 갑자기 몰려온 한파로 양배추가 얼면서 수확량이 줄었다. 공급이 줄자 가격이 올라 한때 써브웨이와 맥도날드 등 외식업체에서 양배추가 실종되기도 했다. 기상이변 농작물 피해는 어느새 흔한 이슈 취급을 받는다.

기상이변 피해는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대수롭다. 최근 한국 사회를 마비시킨 요소수 대란도 기상이변 피해의 일부다. 요소수의 원료는 요소다. 한국은 요소의 약 98%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요소는 다시 석탄에서 뽑는다. 중국의 요소 수출규제는 이 석탄이 원인이다. 중국은 올해 홍수·폭우 피해로 석탄 탄광 60여곳이 폐쇄됐기 때문이다.

중국 내 석탄 공급 차질로 석탄 가격이 오른 데다 수출 규제에 따라 한국 물류체계는 비상이 걸렸다. 요소수는 화물차·선박·항공·기계 등의 매연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매연을 줄이는 질소산화물저감장치는 의무 부착되기 때문에 요소수 없이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류망의 혈류라 할 수 있는 교통·운송수단에 제동이 걸리자 우리 사회 전반이 멈출 위기에 놓이고 말았다.

이상기후, 지구의 신음이 단순 자연재해를 넘어 인간사회 전반을 마비시키고 있다. 환경오염 및 기상이변 문제가 심각해지자 세계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으로의 전환 기로에 서있다. 미국과 유럽은 2050년 탄소중립 정책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많은 업종·국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세 등 친환경 정책 도입을 검토 중이다.

인류는 결국 자연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화석연료는 싼 값에 높은 효율로 편의를 제공했지만 그 덕에 자연은 곯아왔다. 이제는 조금씩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동식물 멸종 위기로 시작해 자연재해를 통한 직간접적 재산·산업·인명 피해까지 영향력을 뻗치고 있다.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는 신호다.

친환경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많은 비용이 들고 비효율적이다. 하지만 그동안 헐값에 쉬이 이용한 전례를 생각하면 밀린 이자를 갚는 셈과 같다. 자연 ‘대여권’은 원래가 비싸고 이용이 번거롭다.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이제야 알려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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