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간 속도전 격화 양상..쿠팡이츠 ‘라이더’ vs 배민 ‘빠른 조리’
빠른 배달 좋지만..악영향도 있어
신규 사업자 등장..연말 경쟁 심화
김성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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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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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김성아 기자] 배달앱들간 속도 경쟁이 한층 더 격화됐다. 단건배달 보편화로 배달 속도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자 쿠팡이츠는 물량 공세를 배민은 새로운 묘안을 꺼내들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최근 강남권에 이어 중구·동대문 등 강북권 지역 중심 ‘슈퍼위크’를 진행 중이다. 슈퍼위크는 일정 지역 내 건당 배달비를 5000원 수준에서 최대 2만2000원까지 인상하는 프로모션이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말 강남권에서 최대 3만원 배달비 프로모션으로 강남 지역 배달앱 1위 자리에 앉은 바 있다. 이 때문에 강남 지역 라이더들이 프로모션에 의해 쿠팡이츠로 쏠리면서 나머지 배달앱들은 라이더 수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업계는 강북권 슈퍼위크 또한 지난해 강남처럼 라이더들이 쿠팡이츠로 몰리는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쿠팡이츠는 주문 가능 시간대도 대폭 늘렸다. 기존 오전 9시~새벽 2시였던 주문 가능 시간대를 오전 6시부터로 3시간 늘렸다.
쿠팡이츠의 물량 공세에 배민은 ‘빠른 조리’라는 묘책을 꺼냈다.
배달의민족은 오는 26일 앱 내 단건배달 ‘배민1’ 카테고리 영역에 ‘조리도 빠른 배민1 가게’ 영역을 추가한다. 배민은 조리소요시간·조리시간준수율 등 일정 조건에서 각 상위 50%를 만족한 배민1·배민라이더스 가게를 해당 영역에 노출 시키겠다고 밝혔다.
해당 영역은 배민1 카테고리 기본 정렬 화면 상단에 위치한다. 이 때문에 신규 소비자들에 대한 홍보 효과도 꽤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배민1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단건배달로 좀 더 빠른 배달 속도를 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리 시간이 짧은 식당은 다른 식당보다 훨씬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배민 측은 “속도 경쟁 보다는 1인분 배달 등 큐레이션 영역 확대의 일환으로 고객에게 더 만족스러운 배달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조리 시간 영역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카테고리 형성은 가게를 운영하는 점주 입장에서는 일종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대문구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빠른 조리 가게 영역 공지를 확인했다”며 “배민1에 신규 입점했을 때 해당 영역에 노출되면서 주문이 많이 들어온 경험이 있다. 이런 효과를 점주들이 안다면 광고 영역 노출을 위해 조리 시간에 부담을 느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팡이츠의 슈퍼위크도 라이더들에게는 양날의 검이다. 기존 수익보다 4배 이상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 배달을 하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 파트타임으로 배달 업무를 하는 라이더들은 슈퍼위크로 인해 오히려 수익이 줄어들었다고도 말했다. 일부 라이더들이 슈퍼위크 관련 콜을 싹 쓸어가면서 일종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배달앱 출혈 경쟁은 연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다음달 요기요 인수를 마치는 GS리테일 컨소시엄도 연말 마케팅 전략을 고심 중이라고 알려져 있다. 또 신한은행의 배달앱 ‘땡겨요’ 등 신규 업체 등장도 예고됐다.
업계 관계자는 “단건배달 보편화로 쿠팡이츠와 배민이 다시 마케팅 출혈 경쟁을 하고 있는 가운데 요기요의 새단장과 신한은행 등 신규 사업자까지 등장하면서 연말 출혈 경쟁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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