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국내 OTT연합 필요하다”는데..티빙 "물리적인 연합 우려”

송정은 기자 승인 2021.10.11 08:31 | 최종 수정 2021.10.11 14:26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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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송정은 기자] 정부가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끼리 연합해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가운데 이를 두고 주요 국내 OTT 서비스간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은 "국내 OTT가 연합해 해외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일관된 입장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는 국내 OTT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방통위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과방위 소속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한 대답이다.

한상혁 위원장은 또 "국내 OTT 서비스의 해외진출을 위한 해외시장 조사 예산을 확보했다"며 "국내 OTT 연합을 통한 해외 진출을 위해 방통위의 입장에서 사업자들과 협의할 것이다. 또 소관 부처들과 협의해 OTT의 법적 지위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정부의 입장에 대해 웨이브(wavve), 티빙(TVING), 왓챠(WATCHA) 등 국내 주요 OTT서비스 업체들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실현 방안 등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웨이브 관계자는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는 OTT분야에서 규모화가 필요하다는 점은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를 위해 웨이브는 언제든 어떤 논의든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다만 현재 국내시장에서 OTT들은 각자의 전략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단계로 구체적 논의가 진행되지는 않고 있다. 정부에서 언급한 해외진출 등 새로운 계기가 발생하면 협업 또는 통합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은 있다. 무엇보다 주주사 간의 니즈가 맞아야 이런 논의도 진행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티빙 역시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물리적인 연합'에 대해서는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티빙 관계자는 "해외 진출과 관련해 국내 OTT가 하나로 힘을 합쳐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티빙은 충분히 함께 할 의사가 있다"며 "고객이 OTT를 선택하는 주 이유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의 보유 여부이고 고객들은 각사가 사업 철학을 담아 운영하는 주력 장르, 개인화 추천, 부가 기능들을 고려해 OTT를 선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도하는 물리적인 연합에는 우려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티빙 측의 이런 입장은 최근 향후 IPO(기업공개)를 염두한 'Pre IPO' 성격의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기업가치 2조원 수준을 희망한다는 내용을 티빙 측이 밝힌 것을 고려하면 독자적인 행보를 강화하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기업 가치 2조원 수준 달성을 위해 티빙이 나아가는 방향은 어떤 것인지 묻는 질문에 티빙 관계자는 "일단 티빙의 비전은 글로벌 No.1 K-콘텐츠 플랫폼이다. 이 외에는 대외비 사항이다"고 말을 아꼈다.

왓챠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방통위원장이 발언과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그렇지만 구체적 방향 등에 대해 아직 논의된 바가 없기에 현 시점에서 왓챠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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