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F 판결 항소한 금감원..사모펀드 제재 시계바늘 다시 돈다
DLF 재판 이후로 연기된 금융사 징계 절차 재가동
하나은행, 2차 제재심 이어 분조위 잇달아 열릴 듯
증권사 징계도 곧 결론..금융위·금감원 “상호 협의 중”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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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4 10:25 | 최종 수정 2021.09.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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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금융감독원이 해외연계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행정소송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이번 항소로 금감원의 중징계 기조가 재확인된 만큼 다른 금융사의 최고경영자(CEO) 징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오는 30일 제3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개최한다. 구체적인 안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하나은행에 대한 두 번째 제재심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금감원은 지난 7월 15일 첫 번째 제재심 이후 두 달 넘게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 속개를 늦춰 왔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제기한 DLF 관련 행정소송 결과를 보고 징계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계산이 깔렸었다. 금감원은 결과적으로 재판에 졌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로 하나은행에 대한 제재심을 이어가게 됐다.
앞서 금감원은 라임·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의 불완전 판매 책임을 물어 하나은행에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당시 은행장이었던 지성규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에게 ‘문책 경고’를 사전 통보했다.
이번 하나은행에 대한 2차 제재심은 금감원이 DLF 판결 이후에도 중징계 기조를 이어갈지 여부를 판가름하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계류 중인 하나은행 제재심 처리 방향은 금융위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결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하나은행이 판매해 환매중단된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관련 분쟁조정위원회도 조만간 개최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관련 현장조사와 삼자대면 등 검사를 마쳤고 배상책임 여부와 배상비율에 대한 외부법률자문을 의뢰한 상태다.
금감원은 계약취소에 따른 100% 원금반환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헬스케어 피해자연대 관계자는 “금감원이 지난 1년간 유지해 온 이탈리아 펀드에 대한 기존 입장이었던 계약취소는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견해에서 상당한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가 계약취소되고 하나은행에 대한 중징계가 실현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제재심 이외에도 금감원 제재심 절차를 마치고 금융위원회·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을 앞둔 증권사 CEO에 대한 징계 여부도 관심사다. 금감원은 김병철 전 신한금투 대표는 주의적경고를, 박정림 KB증권 대표·양홍석 대신증권 사장·정영채 NH증권 대표에 문책경고를, 나재철 전 대신증권 대표·윤경은 전 KB증권 대표·김형진 전 신한금투 대표에는 직무정지를 내렸다.
당초 금융위는 DLF 판결 결과를 보고 이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로 했다. 금감원이 DLF 재판 항소를 결정하면서 금융위도 사모펀드 판매사에 대한 제재를 더 늦출 수 없게 됐다.
금감원과 금융위는 오는 29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사모펀드 사태 제재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의 의결 여부에 대해 금감원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전체적인 제재 방향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상호 긴밀히 협의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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