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공방 ‘원점’..결국 법정 싸움으로

김제영 기자 승인 2021.09.01 15:12 의견 0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사의를 밝힌 당시 눈물을 훔치는 모습[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석 달간 이어진 남양유업의 경영권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왔다. 양사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결국 법적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1일 오전 남양유업에 따르면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한앤컴퍼니에 주식 매매계약해제를 통보했다고 법률대리인 LKB앤파트너스를 통해 밝혔다. 이유는 한앤코의 약정을 위반이다.

홍 회장 측은 ▲사전합의 사항에 대한 이행 거부 ▲비밀유지의무 위배 ▲계약 종결 전 부당한 경영 간섭 등으로 한앤코가 기본적인 신뢰 관계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했다. 이번 매매계약이 ‘불평등’ 계약이라는 전언이다. 또 한앤코 측의 악의적인 사실관계 왜곡과 비방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남양유업 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한 매각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여 매우 안타깝고 송구스럽다”며 “당시 합의되지 않았던 그 어떠한 추가 요구도 하지 않았으며 매수자 측과 계약 체결 이전부터 쌍방 합의가 되었던 사항에 한해서만 이행을 요청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계약 이행기간까지 계약 종결을 위해 노력하였으나 매수인 측의 약정 불이행으로 부득이하게 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앤컴퍼니는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거래종결 의무 소송 제기와 함께 30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는 남양유업 측의 ▲이행 지연 ▲무리한 요구 ▲계약해제 가능성 시사 주장으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에서 “모든 사전절차와 함께 주식매매대금 지급 준비도 완료했으나 매도인은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6주간 연기하고 거래종결장소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그 후 새로운 선결조건을 내세워 부당한 요구를 해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한앤컴퍼니는 또 다시 입장문을 내고 홍 회장의 입장에 대해 ‘사실 무근’을 주장하며 즉각 반박했다. 그러면서 남양유업 매매 계약은 ‘유효’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앤컴퍼니는 입장문을 통해 “홍 회장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전혀 타당하지 않다”며 “한앤코는 한 번도 입장을 바꾼 적이 없으며 모든 합의사항은 서면으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원에서도 한앤코의 입장을 받아들여 홍 회장의 지분이 임의로 처분되지 못하도록 가처분 명령을 내렸다”면서 “모든 진실은 법원에서 객관적 증거에 의해 밝혀질 것”이라고 법정 공방을 암시했다.

결국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건은 법정으로 향하게 됐다. 홍 회장은 경영권 매각에 대한 재추진 의지는 확고히 했으나 한앤컴퍼니의 주식 처분금지가처분 신청으로 타사와의 매각에도 발목이 잡힌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인수 금액에 대한 불만이 남양유업의 매각 파기를 야기했다고 예측한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 남양유업의 매각 대금이 헐값이냐 적당하냐를 놓고 논란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아쉬움을 느낀 홍 회장이 선결조건으로 내세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추정하는 선결조건은 일부 사업 분할과 일가족 남양유업 내 지위 보장, 추가 금액 요구 등이다.

업계는 남양유업의 불매운동 재점화 가능성도 점치는 상황이다. 남양유업의 경영권 매각은 불가리스 사건 이후 경영권 매각으로 사태를 진정시킨 최후의 카드였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이 최종적으로 매각을 번복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신뢰도와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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