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잡아라”..‘영(Young)’해지는 손님들에 젊어지는 증권사들

젊은 투자자 빠른 속도로 증가
MZ세대 겨냥 상품 출시하는 증권사 늘어
직관적 MTS는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8.01 10:00 의견 0
[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증권사들이 젊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찾기 힘들었던 직관적인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젊은 층을 겨냥한 상품 등을 이제는 손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식시장에 미성년자를 비롯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1년~2010년생)’ 소비자가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이들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일 현재 증권사들이 MZ세대 투자자를 잡기 위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디지털을 이용한 직관적이고 눈에 띄는’ 서비스 제공이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남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증권사들은 ▲새로운 상품 출시 ▲메타버스 환경 조성 ▲꾸준한 MTS 개편 등을 통해 새로운 소비층을 잡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MZ세대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 중 하나는 하나금융투자가 출시한 ‘증여랩’이다.

증여랩은 지난달 28일 하나금융투자가 출시한 상품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점수가 높은 기업에 우선 투자하고 가입하는 투자자에게 증여세 신고대행 서비스 제공, 장기보유 시 수수료 단계적 인하 등의 혜택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당 상품은 출시 한 달 만에 가입계좌 1000좌, 누적 금액 400억원을 돌파했다. 이중 MZ세대 가입 비중은 전체 3분의 1을 넘어섰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상품을 분석한 결과 MZ세대 가입 비중은 전체 40%에 육박했다”며 “부모 세대에서 받은 호평이 자연스럽게 자녀 세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최초로 메타버스(Metaverse) 서비스에 탑승한 IBK투자증권도 눈에 띈다. 메타버스란 ‘가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기존 가상 세계를 뛰어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된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말 남양주시와 ‘메타시티포럼 협력’을 통해 증권업계 최초로 메타버스 서비스 진출을 선언했다. IBK투자증권은 메타버스 서비스를 이용해 남양주시 내 사이버지점을 만들어 활동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서비스는 이르면 올해 말 공개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의 꾸준한 MTS 개편은 이제 당연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3월 ‘직관적인 사용’에 초점을 맞춘 토스증권 MTS가 나온 이후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삼성증권 등도 복잡한 메뉴를 지우고 어려운 용어를 쉽게 바꾸는 등의 MTS 개편을 진행했다.

이들의 뒤를 이어 카카오페이증권, 키움증권 등 여러 증권사도 이르면 하반기 ‘직관성’에 초점을 맞춘 MTS 출범·개편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새롭게 유입되는 MZ세대에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증권사별 통계를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투자에 비대면으로 계좌개설을 한 투자자 40만명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중 20대가 33%, 30대가 27%를 차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KB증권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2019년 말 3만9000명이던 KB증권 미성년고객 수는 1년 반 만인 올해 상반기 12만5000명으로 214%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미성년고객 자산도 6100억원으로 늘어 225%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2030세대까지 합치면 MZ세대의 가입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토스증권도 지난 5월말 기준으로 전체 고객 중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70%에 달한다. 10대 이하가 2.4%, 20대가 35.5%, 30대가 32.9%의 비중을 차지했다.

증권업계는 시간이 갈수록 MZ세대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물론 증권사 입장에서는 큰 규모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 초고액자산가들도 중요하겠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소비층인 MZ세대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MTS를 개편하는 증권사 중 대다수는 기존 MTS를 두고 직관성을 강조한 MTS를 따로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먼 미래를 봤을 때 MZ세대들도 결국 자산 규모가 커질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이러한 변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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