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어려워'는 옛말..대세가 된 '쉬운 MTS'

'매수·매도' 대신 '사기·팔기'
'편리함'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업계 "타깃은 신규투자자"

권준호 기자 승인 2021.07.09 11:55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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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픽사베이]

[한국정경신문=권준호 기자] 토스증권이 업계 최초로 ‘쉽고 편리한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내놓으며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의 좋은 반응을 얻자 여러 증권사들도 앞 다퉈 쉽고 직관적인 MTS를 내놓고 있다. ‘매수·매도’ 처럼 알기 어려운 단어 대신 ‘사기, 팔기’ 등의 용어를 사용하는 MTS는 이제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매수·매도’ 대신 ‘사기·팔기’ 등 쉬운 단어를 사용하는 MTS는 토스증권, 삼성증권, KB증권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MTS를 새롭게 선보이며 업계 최초로 ‘매수·매도’와 같은 어려운 주식용어를 ‘사기·팔기’ 등으로 쉽게 바꿨다. 주식입문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토스증권에 따르면 MTS 출시 직후 사용자 연령대는 20대 사용자가 전체 38%, 30대가 30%를 차지했다. 2030세대가 전체 3분의 2를 차지할 만큼 큰 반응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증권도 지난달 16일 간편투자앱 'O2(오늘의 투자)'를 선보였다. 기존 앱인 'mPOP'의 메뉴를 510개에서 78개로 대폭 축소하고 매수, 매도 같은 용어도 바로투자, 팔기 등으로 바꿨다. 여기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추가해 개인이 클릭하거나 보유한 종목의 뉴스·리포트를 제공한다.

KB증권과 줌인터넷이 합작해 지난 22일 내놓은 MTS ‘바닐라’도 이와 비슷하다. 역시 매수, 매도 등의 어려운 용어를 ‘거래하기·구매하기’ 등으로 바꿨다. 또한 종목에 걸려있는 매수·매도량도 ‘사고싶어요, 팔고싶어요’ 등의 문구로 바꿨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새롭게 MTS를 출범할 때 ‘편리함’에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5월 말에는 토스증권이 투자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MTS에 캔들 차트를 적용한 바 있다.

한 개인투자자 A씨는 “토스증권 MTS를 사용해봤는데 기존 증권사 앱과 다른 게 너무 많았다”며 “이벤트 때 잠깐 사용해봤지만 오히려 쉬운 게 불편해 기존 증권사 MTS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TS를 신규 출범한 증권사들의 주 타깃 층은 ‘신규투자자’에 맞춰져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지난 3월 MTS 출범을 앞둔 기자간담회에서 ‘토스증권의 타깃 층은 신규투자자’라고 밝힌 바 있다. 타깃 층을 신규투자자로 설정함으로써 기존 증권사들이 가지고 있는 파이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파이를 키우고자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삼성증권과 KB증권도 이와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앱을 없앤 것이 아니라 새롭게 MTS를 출범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최근 신규 MTS를 출범하긴 했지만 기존 앱인 mPOP도 같이 운영 중이다. KB증권도 ‘바닐라’ MTS와 기존 MTS인 ‘M-able'을 같이 운영 중이다. 특히 KB증권은 투자자들을 주린이, 중수, 고수, 전문투자자 등으로 나누고 각 단계에 맞는 거래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업계는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신규투자자들의 시장 유입 요소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증권사들의 ‘쉬운 MTS'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으로 시장이 급락하고 가격메리트가 생긴다면 신규투자자들의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수요는 항상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도 “시장급락으로 신규투자자 유입이 가속화되면 쉬운 MTS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계속 보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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