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파스퇴르는 국내 최초 저온살균우유다. 1987년 출시 당시 우유팩이 아닌 플라스틱과 유리병에 담긴 우유로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원유등급제가 도입되기 전부터 원유 관리를 해온 파스퇴르는 일반 우유보다 2~3배 비싼 가격에도 맛과 품질을 인정받아 인기를 끌었다.
■ 파스퇴르, 최초의 저온살균우유..유익균과 영양소 손실 최소화
‘파스퇴르’는 프랑스 생물학자로 저온살균법을 처음 발명한 사람이다. 파스퇴르 우유는 파스퇴르의 저온살균법을 도입해 우유를 만들고 그의 이름에서 브랜드 명을 따왔다.
저온살균우유는 63℃의 우유에서 30분간 살균한 우유를 말한다. 일반적인 우유는 135℃ 이상 고온에서 수초간 살균하는 초고온 살균방식을 사용한다. 저온살균 방식은 미국과 유럽 등 낙농 선진국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저온살균우유는 생우유의 유익균은 살리고 유해균만 죽인다는 장점이 있다. 초고온살균 우유에 비해 칼슘과 단백질 등 영양소 열변 및 손실을 최소화하기도 한다.
저온살균우유는 일반 초고온살균 우유보다 좋은 점이 많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든다. 초고온살균은 고온에서 몇 초정도로 살균시간이 짧은 반면 저온살균우유는 30분 동안 63℃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원유 품질이 나쁘거나 세균이 많으면 사용할 수 없다. 현재 법적 기준으로 1급 A우유는 1ml당 세균 수가 3만 마리 이하다. 파스퇴르 우유는 1987년부터 1ml당 세균 수 8000마리 이하의 기준으로 원유를 관리해왔다.
■ 원유부터 깐깐한 파스퇴르, 국내 원유관리 수준 높이다
국내 원유등급제는 1993년 도입됐다. 원유의 등급은 세균수와 체세포수에 의해 나뉜다. 원유검사항목에 합격한 원유 중 세균수와 체세포수에 따라 원유 가격이 책정된다. 파스퇴르는 원유등급제 도입 이전인 1987년부터 원유 관리를 해왔다. 원유 관리에서 6년 앞서간 셈이다.
파스퇴르는 목장 위생부터 관리했다. 법적으로 목장의 세균수 검사는 월 2회다. 그러나 파스퇴르는 매일 검사를 진행했다. 검사 결과 불합격 시 납유 정지와 같은 패널티를 적용했다. 파스퇴르에서 20년간 원유 품질관리를 해온 정성숙 상무는 “축사청소가 조금 느슨해도 금방 원유가 오염돼 세균수가 높아지기 일쑤”라고 전한 바 있다.
원유에 자부심이 강한 목장주들은 파스퇴르 납품을 선호했지만 파스퇴르의 엄격한 관리 기준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파스퇴르는 목장 위생은 물론 착유소 건강 관리, 착유 방법, 착유 설비 위생 등 많은 조건을 내걸었다. 평소보다 착유 시간이 길어지고 일이 많아졌다. 파스퇴르의 이 같은 엄격한 원유 관리는 국내 유가공 수준이 올리는 선례가 됐다.
파스퇴르는 유업계 후발주자였지만 품질관리로 유명세를 타 빠른 성장을 이뤄냈다. 1994년 주한미군에 군납자격을 획득해 우유를 납품하게 된 것도 큰 화제였다. 미군 군납기준은 까다롭기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미군 주둔지역의 현지 우유 두 곳 말고는 군납을 못하는 상황이었다. 파스퇴르는 동양 최초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미군납 자격을 획득했던 것이다.
■ 파스퇴르, 친환경 무항생제 인증으로 더욱 안전해지다
파스퇴르는 롯데푸드 인수 후에도 엄격한 원유관리 전통을 그대로 이어갔다. 전용목장 관리와 원유 검사 등 매일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다양한 항목으로 검사를 진행해 엄격한 품질관리를 유지해온 파스퇴르는 HACCP 인증을 받기도 했다. HACCP은 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라는 의미로 식품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관리하는 제도를 말한다.
2014년 롯데푸드 파스퇴르 공장은 국내 유업체 최초로 친환경 인증제도 중에서 ‘무항생제(Non Antibiotic)’ 국가인증을 얻었다.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은 항생제 사용 유무만으로 얻는 것은 아니다. 항생제 이외에도 가축의 입식 및 번식방법, 사료 및 영양관리, 동물복지 및 질병관리, 운송·도축·가공 과정의 품질관리, 가축 분뇨의 처리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많다.
파스퇴르를 시작으로 국내 친환경 인증을 받는 우유가 빠르게 늘었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 따르면 친환경 인증우유는 2011년 2만8306톤에서 2019년 11만1729톤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무항생제 인증 우유는 8627톤에서 6만6899톤으로 8배 가까이 성장했다. 파스퇴르가 엄격한 원유 관리로 원유 품질을 향상한데 이어 친환경 인증으로 국내 육공 수준을 다시 한 번 올렸다는 평가다.
롯데푸드 파스퇴르 관계자는 “현재까지 자연에 가까운 건강한 우유를 만들기 위해 목장부터 원유 가공 및 완제품까지 빈틈없는 관리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더욱 엄격한 품질관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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