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최근 업비트가 해킹 등 리스크로 주춤하는 사이 경쟁 거래소들이 점유율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코인원을 중심으로 마케팅 경쟁과 더불어 정책 이슈 선점에 힘을 쏟는 형태다. 이러한 흐름이 전체적인 판도를 바꾸긴 역부족이겠지만 충분히 의미 있는 변화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코인원 여의도 사옥 인포데스크 (사진=코인원)
12일 가상자산 통계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국내 거래대금 점유율은 62.23%다. 빗썸이 31.85%로 그 뒤를 이었다. 코인원도 5%에 육박했으며 코빗은 0.88%로 1%에 조금 못 미친다.
업비트는 최근 해킹 사건 이후 점유율이 줄어들었다. 동시에 빗썸과 코인원이 그 감소분을 흡수하는 구도다.
빗썸과 코인원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점유율 경쟁에 나섰다. 빗썸의 경우 올해 들어 외부 제휴를 강화했다. 유통 분야부터 문화예술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제휴로 외부 접점을 강화한 것이다.
특히 코인원은 수수료 무료와 각종 이벤트 등 다양한 이용자 혜택을 앞세웠다. 가상자산 시장 호황으로 실적이 개선됨에 따른 것이다. 컴투스홀딩스 연결 기준 코인원은 3분기 364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분기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순이익 역시 106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서비스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정책적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발맞춰 미리 선점을 준비하는 것이다. 실제로 코인원은 이달 들어서만 자동 적립식 투자 서비스 ‘코인모으기’와 법인고객 전용 페이지 ‘코인원 BIZ’를 오픈했다. 차명훈 의장이 공동대표 복귀 의사를 밝힌 만큼 더욱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국소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정 수준의 변화는 있지만 업비트 1강 구도에 균열이 생기진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미 오랜 시간 공고하게 굳어진 만큼 판도를 뒤흔드는 대격변은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상자산 업계 전문가 A씨는 “업비트의 과반 독주가 오랜 시간 이어지면서 시장의 판도가 어느 정도 굳어진 측면이 있다”며 “점유율 자체에 소폭 변화가 있더라도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구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코인원의 경우 올해 대부분의 시간을 1%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5%를 넘기기도 했다. 수치로만 보면 다소 미약할 수 있지만 수익성 개선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 B씨는 “해킹 등 고객 이탈의 단초가 될 사건이 있었지만 압도적인 1강 구조가 오랜 시간 이어진 만큼 경쟁 거래소들 입장에서도 단숨에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며 “일정 수준의 점유율을 가져와 안착시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성과라고 볼 수 있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