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국내 발전공기업 통폐합이 임박하면서 글로벌 경쟁력과 조직 효율성에 대한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반면 갑작스런 변화에 따른 조직 내 반발은 우려되는 상황으로 주무부처가 될 기후에너지부 조직 구성이 구체화되면 내부 구성원 등과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해 보인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이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및 정부조직 개편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곧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확정하고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지역별로 중부발전·서부발전, 동서발전·남부발전 및 남동발전 등을 합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방침은 발전자회사가 세분화되면서 경영효율이 저하된 영향과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전력부문 공기업 간 소모적인 경쟁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발전사의 주요 축이 었던 석탄발전이 폐쇄의 길로 접어들어 조직 사업 규모가 축소된 점도 영향을 끼쳤다.
발전사가 통폐합되면 사업 규모가 확장되면서 글로벌 경쟁력이 상승하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 그동안 국내 발전사끼리의 경쟁을 넘어 글로벌 기업화를 목표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해 강기윤 남동발전 사장은 지난 8일 세종에서 열린 한 간담회에서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통폐합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태양광, 풍력, 양수 발전 등도 서로 크로스 되고 겹치고 있어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발전사 통폐합의 기존 취지는 발전업계서도 긍정적으로 읽히는 부분이다. 다만 그 어떤 논의 없이 통폐합과 관련한 정책이 급하게 제시되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내부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가령 타지 이동 및 구조조정을 우려한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게다가 통폐합된 발전사 수장이 몸담았던 발전사 임직원을 인사에서 우대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2021년 광물공사와 광해공단이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 통합된 당시 광물공사 사장이 수장으로 임명되면서 광해공단 직원들이 인사에서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 논란이 확산되고 조직 분열 조짐까지 보이자 광해공단 출신 임직원을 승진시키며 내부 혼란을 수습했다.
일각에서는 발전사 수장 누구는 자리를 떠나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난 정부 인사 교체를 위한 작업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 발전사 관계자는 "통폐합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이에 대한 내부 의견을 듣거나 하는 소통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정치적인 판단이 크게 영향을 끼친 게 아닌 지 의구심이 든다"며 "사실 효율성을 목적으로 하자면 2~3곳을 묶어 통폐합하는 방향이 아닌 전체를 하나로 만드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