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카카오게임즈가 기나긴 보릿고개를 지나는 중이다. 허리띠를 조여매고 유동성을 확보해 신작 모멘텀 공백기를 넘기겠다는 계산이다. 내년에 출시할 대형 신작들의 역할이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카카오게임즈의 내년 기대작 ‘크로노 오디세이’ (이미지=카카오게임즈)
15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최근까지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른바 ‘허리띠 졸라매기’의 일환이다.
지난해 세나테크놀로지 지분 매각을 시작으로 올해 넵튠과 카카오VX 등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약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본업인 게임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로는 게임에서의 모멘텀 공백이 지목되고 있다. ▲크로노 오디세이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프로젝트 Q ▲프로젝트 OQ 등을 주요 기대작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들의 출시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징검다리 역할을 했어야 할 ‘가디스오더’는 출시 초반부터 논란 속에 힘을 잃었다. 개발사 픽셀트라이브의 경영상 문제로 업데이트를 중단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이로 인해 단기 동력 소실이라는 뼈아픈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회사 측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버티기’를 공식화한 상태다. 수익성 방어에 초점을 맞춰 전사 비용과 주요 라이브게임 업데이트 일정 등을 다시 설계한다는 것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 대해서는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가정을 염두에 두고 자원 배분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 등 기존작으로 버텨야 하는 시간이 길어진 상황”이라며 “지난 3분기 그 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딱히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의 구도로 보면 내년 대작들의 성과에 기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달 자사의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기대작들의 퀄리티를 높여 성공 가능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히트작 배출 역량에 대한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흥행 타율에 상당히 낮아졌다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진 만큼 내년 기대작으로 제시한 타이틀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핵심 기대작 대부분이 MMORPG 장르로 회사의 낮은 흥행 확률과 국내 MMORPG 경쟁 심화 환경을 고려하면 출시 이후 흥행 성과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남효지 SK증권 연구원도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 경쟁도는 상당히 높은 편으로 막연한 흥행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최근 흥행작 출시가 부재했기 때문에 동사의 히트 레이쇼를 증명할 수 있는 신작의 출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