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일상의 편리함과 익숙함을 내려놓는다는 의미를 담은 이른바 '불편한 여행지'로 충남 공주시가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 문화를 잠시 내려놓고 하천을 산책하며 책방 투어를 하는 코스는 디지털 디톡스와 건강한 고독을 추구하는 여행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22일 한국관광공사의 여행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불편한 여행지로 공주 책방투어를 추천했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당일 코스부터 1박2일 일정까지 모두 알찬 프로그램으로 구성된 게 특징이다.

공주시에 위치한 가가책방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공주사대부고 정문 앞에 위치한 중학동 주민센터 뒤를 보면 노인 복지관이 나온다. 그 맞은편을 보면 영업을 하는 것인지 아리송하게 만드는 공간 한 곳이 눈에 들어온다. 손님이 직접 자물쇠를 따고 들어와야 하는 이 곳은 '가가책방'이라는 장소다. 비밀번호를 알기 위해선 책방 문에 적힌 전화번호로 연락해야 하며 문을 열고 들어와도 손님이 스스로 이용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모든 이용 방법은 책방 내 스케치북에 적혀 있고 사용방법이 익숙해 질 즈음엔 이미 책 한권을 완독한 후다.

메모지를 들추며 조명 스위치를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해 에어컨 켜는 법 등 하나하나 손님이 직접 해야 하는 곳으로 이러한 불편 요소가 마치 방탈출 게임을 떠오르게 한다고. 앞서 방문한 여행객이 남기고 간 메모를 들여다보는 것도 가가책방을 즐기는 또 하나의 요소다.

가가책방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무인 운영하게 되면서 현재까지 이어졌다. 오픈당시는 입장료가 없었지만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손님들의 권유로 5000원을 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다만 의무가 아닌 '좋았다면 (계좌로)입장료를 내달라'는 단서가 눈길을 끈다.

블루트린트북 내부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가가책방에서 한 블록만 걸어 나오면 제민천변 산책 코스가 눈에 들어온다. 이 길을 걷다보면 '블루프린트북'과 '느리게, 책방' 등 책방투어가 본격화된다.

블루프린트북도 무인으로 운영되는데 자유롭게 책을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구입할 수도 있다. 물론 구입하지 않고 다락에서 여유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책방 내부에서 1층 카페 프론트의 음료도 이용할 수 있다.

느리게, 책방 입구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공주시 블로그)

'마음이 잠시 쉬었다 가는 공간'이라고 소개하는 '느리게, 책방'은 이 말처럼 따뜻한 분위기로 인테리어 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규모 자본이나 큰 유통망에 의지하지 않는 독립서점으로 대형서점에서 접하지 못한 다양한 유형의 책들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이다. 책 표지에 쪽지처럼 간략한 내용이 적혀 있어 책을 고르는 불편을 덜어주기도 한다.

매주 일요일과 월요일, 화요일은 정기휴무로 이용할 때 참고하면 된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무와 관련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반나절 동안 독서 산책을 즐기다 보면 바로 하루 더 머물고 싶은 충동이 드는 경우가 생긴다. 공주에는 국립공주박물관과 공주한옥마을,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등이 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1박2일 문화 여행코스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특히 국립공주발물관은 오는 30일 여름방학 특집 '원더풀 매직쇼'가 예정돼 있다. 최형배 마술사가 나서며 오는 28일까지 네이버를 통해 예매 가능하다.

아울러 나태주풀꽃문학관도 꼭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로 꼽힌다. 올해 말까지 신관개관을 기념해 기획전시전이 진행중이며 나태주 시인의 소장품 중 공주를 중심으로 한국 화단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원로 작가 신현국, 김배희, 임동식 화백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관광공사 여행 플랫폼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