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광복 80주년을 맞아 역사 현장을 찾으려는 발걸음이 늘 것으로 보인다. 일제의 탄압에도 날로 거세진 민중 저항의 현장을 간접적으로 나마 체험험할 수 있는 역사 현장이 곳곳에 위치해 있다. 우리 민족의 고난을 느껴보고 광복의 희열을 경험해 보는 것은 어떨까.
14일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여행 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은 광복 80주년 기념 역사 여행지를 소개했다. 독립을 위해 희생한 많은 이들의 흔적이 남은 공간을 따라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추천했다.
안동 임청각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국권 상실..피폐해진 우리 민족의 삶
먼저 대전근현대사전시관은 대전시립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전시관이다. 193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 중에서도 원형이 잘 보존된 보기 드문 근대문화유산으로 꼽힌다. 대전의 근현대사와 관련된 다양한 상설전시와 대전 근현대사의 많은 사건들과 역사, 건축, 도시계획, 디자인,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특별전시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대한제국 개항기에 ‘목포 해관’ 설치에 따른 근대기 통상 항만의 역사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 이후까지의 생활사적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장소다. 근현대를 관통하는 목포의 역사문화와 생활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보존과 활용할 가치가 우수한 지역으로 꼽힌다. 2018년 전국 최초로 공간 단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안동 임청각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다.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국무령을 지내고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무장독립투쟁의 토대를 마련및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임청각 사람들이 펼친 독립운동은 빼어나고 장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학사를 조직해 동포사회의 안정을 이루면서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인재를 양성했다.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전경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대한독립을 외치다..고난도 함께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자주독립과 민주공화제의 정신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재조명해 후대에 전승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건립됐다.
상설전시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의 계기가 된 3·1 운동부터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까지 활동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옥외광장에는 ‘역사의 파도’라는 주제의 상징벽 작품이 설치돼 있다. 이 작품은 임시정부의 독립 염원과 대한민국의 과거·현재·미래에 이르는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속초시 대포동에 있는 대포만세운동기념관은 1919년 4월 5일 대포만세운동 때 일본 경찰 주재소가 있었던 자리에 조성된 기념관이다.
주재소 자리에서 벌어졌던 속초지역 만세운동의 전개 과정을 알리고 당시 만세운동에 참여한 독립운동가 이국범, 이능열, 이동열, 이종국, 이춘재를 독립유공자로 지정하면서 2021년 8월13일 개관했다.
기념관 내에는 만세운동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한 그래픽패널과 가옥 모형 등이 있다. 당시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들에 대한 소개와 업적들도 함께 전시돼 있다.
천안 독립기념관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전남 나주에는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학생독립운동 진원지(옛 나주역) 옆에 당시의 역사를 생생하게 일깨울 수 있도록 전남지역의 식민지적 상황과 학생독립운동의 전개과정 등을 주제로 2008년 7월 25일 개관했다.
학생독립운동은 흔히 일제강점기 3대 독립운동의 하나로 평가된다. 나주인들은 학생독립운동의 발생과 확대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안에 위치한 독립기념관은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국민의 투철한 민족정신과 국가관을 정립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1987년 8월15일 국민 성금으로 건립됐다.
독립기념관 내에 위치한 함께하는독립운동 체험관은 우리나라를 되찾기 위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면서 나라사랑의 마음을 느껴보는 장소다. 영아부터 성인까지 모든 세대가 함께 이용할 수 있고 직접 독립운동가가 돼 간접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백마고지 위령비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마침내 찾은 광복..그 의미를 다시 새기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대한제국 말에 일제의 강압으로 감옥이 지어져 80여 년 동안 우리 근현대사 격동기의 수난과 역사의 현장으로 불린다.
이 곳은 우리 민족의 항일 독립운동에 대한 일본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탄압기관으로 기억된다. 1908년 10월 21일에 경성감옥이란 이름으로 문을 연 뒤 일제에게 우리의 국권이 빼앗기자 이에 항거하는 민족독립운동이 전국에서 거세게 일어나고 일제는 수많은 우리의 애국지사들을 체포 투옥시켰다.
조국 독립을 위해 일제의 침략에 맞서 싸우다 투옥돼 모진 고문과 탄압을 받고 순국하신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고, 후손들에게 우리 선열들의 자주독립 정신을 일깨워 주는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백마고지 위령비는 꼭 경험할 만한 광복의 기념비적인 곳이다. 백마고지 전투는 한국전쟁 중(1952년 10월)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3㎞ 북방에 위치한 무명의 한 작은 고지를 놓고 한국군 보병 제9사단(사단장 김종오)과 중공 제38군 3개 사단이 전력을 기울여 쟁탈전을 벌인 끝에 우리 국군의 승리로 매듭지어진 전투를 말한다.
1952년 10월 6일부터 10일 간 해발이 불과 395m 밖에 되지 않는 고지 하나를 빼앗기 위해 아군과 적군 2만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투기간 중 발사한 포탄은 적측 5만5000발, 아군 측 22만 발에 달한다. 12차례의 공방전으로 24회나 고지의 주인이 바뀌기도 했다. 혈전사투로 처절하게 변모한 산용(山容)이 흡사 백마가 누워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해 백마고지로 불리게 됐다.
3·1만세운동길 (사진=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대구에 위치한 3·1만세운동길은 동산의료원 옆 제일교회와 선교사 주택 사이로 난 90여 개의 계단이다. 이 길은 1919년 3월 8일 대구 학생들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운동을 벌이기 위해 일제의 감시를 피해 이동하던 통로였다. 계단 양 옆에는 태극기가 설치돼 있고 3·1운동 당시의 사진과 설명 자료가 전시돼 있다.
이 길은 대구 지역 항일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알리는 장소로 보존되고 있다. 시민들과 관광객이 역사적 사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된 역사교육 공간으로 유명하다.
보다 자세한 관련 내용은 한국관광공사의 여행플랫폼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