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변동휘 기자] 디지털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임박했지만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오히려 몸을 바짝 낮추는 모습이다. 시장 확대를 앞두고 섣불리 움직이다 철퇴를 맞진 않을지 우려하는 것이다. 업비트의 경우 다소 여유가 있지만 나머지 거래소들은 내심 초조함을 표하는 형국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조속한 입법에 대한 요구가 커질 전망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대표발의한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 (사진=연합뉴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거래소들이 서비스 확대에 나서려다 멈칫하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렌딩(코인 대여)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4일 업비트와 빗썸은 각각 ‘코인 빌리기’와 ‘렌딩플러스’를 출시했다. 이들 모두 보유 자산이나 원화르 담보로 코인을 빌려주는 서비스다. 이를 활용하면 사실상 공매도와 다름 없는 투자전략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5대 거래소 임원들을 소집해 투자자 보호장치 부족을 이유로 우려를 드러냈다. 이후 두 거래소 모두 관련 서비스를 축소하는 방향을 택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이달 중 렌딩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계획이다.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관측되는 중이다. 지난 4일 빗썸이 토스와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시스템 협력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업비트와 네이버페이의 연합과 유사한 형태다.

빗썸 측은 “시장 상황 및 전략적인 방향성을 고려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를 하고 있다”며 원론적 입장을 전했다.

이 부분의 경우 아직 논의가 진행 중이라 내용을 드러내기 어렵다는 점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거래소들이 과감히 움직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짚었다. 자칫 과도하게 앞서 나가는 모습으로 비춰지다가는 규제당국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다.

제도권 편입에 대한 기대감과 실행의 속도차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레버리지 투자와 법인 투자 허용 등 시장 확대 전망은 빠르게 커졌다. 반면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관련 법안은 아직 표류 중이다. 거래소들 입장에서는 시장의 기대감에 맞춰가기 어려운 환경인 셈이다.

1위 거래소인 업비트의 경우 다소 여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만큼 다소 천천히 움직이더라도 주도권을 쥘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나머지 거래소들은 자사의 입지를 넓히려면 더 빠르게 치고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제동이 걸려있는 현 상황이 우호적이진 않다는 뜻이다.

다만 제도적 기준 마련은 거래소 전체에 긍정적인 요소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업계 전반에 걸쳐 관련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바라는 모습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테이블코인이든 레버리지 투자든 제도만 만들어진다면 바로 뛰어들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제도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거래소들이 빠르게 법제화가 완료돼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