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비상경영 속 턴어라운드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 개편에 나선다. 혁신을 위한 대대적 인사 쇄신도 눈에 띈다. 9년만에 HQ 체제를 해체하고 전체 CEO의 3분의 1에 달하는 20명을 교체했다. 변화할 롯데 계열사 새 수장들의 그간 실적과 실적 기대감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차우철 롯데마트 대표 내정자(사진=롯데GRS)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가 내년 고강도 인적 쇄신에 나섰다. 그간 유통군HQ의 핵심 사업으로 꼽혔던 롯데마트 사업부에 대표이사에 롯데GRS 차우철 사장이 내정됐다.
차우철 사장은 1992년 롯데제과 전산실로 입사해 롯데제과 구매를 담당했다. 2004년 롯데정책본부 개선실로 자리를 옮긴 후 2017년까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감사담당을 거쳐 2021년까지 롯데지주 경영개선 1팀장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롯데GRS 대표이사 자리에서 롯데GRS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업계에서는 차우철 사장의 승진과 롯데마트 대표이사 내정이 신동빈 회장의 확실한 신상필벌 기조에 들어맞는 인사라고 보고 있다.
그는 2021년 롯데GRS 대표로 부임한 이후 적자를 이어왔던 롯데GRS를 당기순손익 흑자로 전환시켰다. 올해는 연매출 1조원까지 끌어올렸다. 비수익 점포 정리, TGIF 사업 매각 등 과감한 구조조정과 롯데리아 컨세션 사업 확장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이뤄낸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롯데지주에 따르면 롯데GRS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2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5% 늘었다. 영업이익은 53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가 뛰었다. 차 대표 주도의 롯데리아 브랜드 경쟁력 제고 전략에 힘입어 점포당 월평균 매출도 전년대비 14.9%가 올랐다.
롯데리아의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지난 8월 롯데리아는 미국 LA에 1호점을 성공적으로 문을 열었다. 말레이시아, 미얀마, 라오스, 몽골, 싱가포르와 같은 아시아권 마스터프랜차이즈를 진출도 이어졌다.
이러한 성과는 지난 7월 신동빈 회장이 하반기 VCM에서 식품군에 강조한 브랜드가치 제고에 부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 측은 “롯데GRS 재임 시절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고 신사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등의 공로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GRS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822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5% 늘었다.(사진=롯데GRS)
■ 롯데마트, 차우철 매직으로 턴어라운드 기대
차 사장은 롯데마트 대표로 롯데마트·슈퍼의 통합 조직관리, e그로서리사업 안정화, 동남아 중심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주도하게 된다.
롯데쇼핑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4101억원, 영업이익 1305억원으로 각각 4.4%, 15.8% 줄었다. 당기순손실 487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차 사장은 롯데마트와 슈퍼 통합 시너지 극대화로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를 떠안는다. 지난 7월 오픈한 제타를 중심으로 온라인 식료품 사업의 적자 구조도 개선해야 한다.
롯데 측은 차 대표가 롯데GRS에서 비수익 사업과 점포를 과감히 정리하고 효율성을 높였던 이력을 바탕으로 롯데마트의 저효율 점포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롯데리아 점포당 매출효율을 끌어올린 것과 같이 마트 현장에서 상품 경쟁력 및 고객 서비스 강화 전략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리아 해외 진출을 이끈 노하우를 살려 마트 사업부 해외 사업 확장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업계 관계자는 “차우철 대표의 조직의 비효율을 진단하고 해결하는 능력에 신동빈 회장이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롯데마트의 수익성과 체질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