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5대 금융지주와 카카오뱅크 등 금융권도 체험 부스를 차렸다. 최신 AI 기반 서비스를 뽐내기 위해서다. “AI, 우리가 더 잘해”라는 무언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에 참여한 기업들의 부스 모습 (사진=윤성균 기자)
27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가 이틀째를 맞았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장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올해 주제는 ‘핀테크×AI, 금융에 취향을 더하다’다. 그래서 행사장의 주인공은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주요 금융사가 모인 ‘금융관’에 들어서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우리금융그룹의 AI키오스크였다. 전날 개막식 직후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가장 먼저 체험해 화제가 된 곳이다.
AI키오스크 앞에 서자 대형 터치스크린이 사용자 키에 맞춰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했다. 휠체어 사용자나 어린이도 편하게 쓸 수 있는 ‘배리어프리’ 기술이다. 화면 구성도 사용자 특성에 맞춰 자유자재로 바뀐다.
‘AI 어시스턴트’와 대화하듯 말하면 업무가 처리된다. 보이스피싱 같은 금융사고 징후를 AI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예방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복잡한 메뉴를 누를 필요 없이 말 한마디로 금융 내비게이터가 길을 안내해 준다.
신한금융 부스는 실제 은행 창구를 그대로 옮겨왔다. 창구 직원 대신 ‘AI 은행원’이 앉아 있었다. 대형 화면 속 AI 직원은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했다. 예금잔액증명서부터 통장사본 발급까지 막힘이 없다.
제주은행과 더존비즈온이 협업한 ‘DJ뱅크’에도 AI가 숨어 있었다. 기업 ERP(전사적자원관리)와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자금 흐름을 예측한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맞춤형 금융상품까지 추천해줬다.
NH농협은행은 음성인식 기술을 입힌 ‘NH AI 디지털 창구(STM)’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들은 기계와 대화하며 통장을 만들고 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을 체험했다.
하나금융 부스에서는 관람객들이 특이한 안경을 쓰고 있었다. ‘AI 글래스’다. 깨알 같은 글씨로 가득한 금융 상품 설명서를 AI가 대신 읽어주고 요약해 준다.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중국어, 태국어 등 6개 국어 번역도 지원해 외국인 관람객들의 호응이 컸다.
KB금융은 아예 ‘그룹 AI 에이전트 통합관’을 차렸다. 부동산 매물을 찾아주는 ‘집 찾는 AI(KB국민은행)’, 주식 투자를 돕는 ‘깨비AI(KB증권)’, 보험설계사 교육을 지원하는 ‘AI 화법 코칭(KB손보)’ 등 계열사 AI 서비스들이 총출동했다. 생성형 AI가 상담해 주는 ‘모두의 카드 생활 메이트(KB국민카드)’는 관람객의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딱 맞는 카드를 골라줬다.
인터넷전문은행과 빅테크의 공세도 만만치 않았다. 카카오뱅크는 ‘AI이체’와 ‘AI검색’ 서비스를 선보였다. “엄마에게 5만원 보내줘”라고 일상 언어로 말하자 AI가 알아서 처리했다. 복잡한 계좌번호 입력이 필요 없이 AI가 알아서 처리해 줬다.
카카오페이는 생성형 AI 브랜드 ‘페이아이’를 선보였다. 보험과 결제·카드 혜택을 이용자에게 맞춰주는 ‘AI로 내 건강 관리하기’와 ‘AI로 나만의 혜택 찾기’ 서비스가 소개됐다. 보험 마이데이터를 연동하면 최근 3년간의 건강 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질병 예측과 건강 정보를 제공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보험 가입이 필요하면 상담을 연결해 준다.
‘AI로 나만의 혜택 찾기’는 이용자의 결제 데이터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결제처와 결제 금액에 맞춰 최적의 결제 수단을 알려준다. “이마트에서 결제 혜택이 좋은 카드는 뭐야”라고 질문하면 최적의 카드를 추전해주기도 한다.
부스 체험을 마친 30대 관람객 A씨는 “금융쪽 AI기술은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 와보고 새삼 놀랐다”라며 “우리 일상이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5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