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이진성 기자]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강남구 개포 지구 재건축의 마지막 퍼즐인 개포우성7차 입찰을 포기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입찰 제안서까지 준비하고서도 사업 참여를 그만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반면 포스코이앤씨의 불참으로 힘든 경쟁이 예고됐던 대우건설은 덕분에 호재를 만났다.
개포 우성 7차 재건축 단지 전경 (사진=대우건설)
24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회사 내부판단으로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을 포기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대표이사까지 나선 대우건설과 시공능력 1위로 평가되는 삼성물산과 상대해 사업권을 따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최근 광명 신안산선 붕괴사고로 대외적인 이미지가 하락한 것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설계 등이 담긴 입찰 제안서까지 준비한 상황에서 사업 불참은 업계서도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입찰 제안서는 해당 구역에 대한 맞춤형 설계안 등이 담겨 있고 이를 위해 수많은 직원이 한 달이상 매달려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재활용도 어려워 폐기가 불가피하다.
불과 지난 10일만 해도 포스코이앤씨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수주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용산 정비창 전면1구역 사업권 경쟁을 벌일 당시 정희민 사장까지 현장을 찾으며 총력을 기울였지만 개포우성7차 사업과 관련해서는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지 않아 의아함을 키웠었다. 대우건설은 김보현 사장까지 나서 진두지휘하고 삼성물산 또한 최상 조건을 내걸은 상황에서 유독 포스코이앤씨만 조용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미지가 하락한 영향과 막강한 경쟁자 사이에서 승산을 고민했을 것"이라며 "용산 정비창 전면 1구역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는데 이마저도 잘 되지 않아 당분간 숨고르기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개포우성7차 사업 불참은 대우건설에 호재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당초 포스코이앤씨가 가담할 경우 콘트리트 지지층이 분명한 삼성물산보다는 대우건설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움직이지 않을 삼성물산에 대한 표보다는 사장까지 나서 애써 마음을 얻은 지지표가 분산될까 노심초사 분위기였다.
포스코의 포기로 대우건설은 이제 충분히 해볼만하다는 분위기다. 공사중단 없는 책임준공과 사업비 전액 책임 조달을 비롯해 업계 최저 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0.00%'를 약속하며 역대급 사업조건을 내걸고 조합원의 마음을 어필하는 중이다. 다만 거대 경쟁자인 삼성물산 또한 총력을 다짐했던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 입찰을 철회하고 개포우성7차에 초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부담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초 삼성물산과 경쟁이 본격화되며 쉽지 않은 싸움은 예상됐다"면서 "김보현 사장을 비롯해 직원 모두가 이익보다는 조합원의 마음을 얻는데 혼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고 무엇보다 누구보다 오랜시간 고민하고 준비해왔던 우리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열과 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