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포스코이앤씨와의 수주전에서 승리하면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수주 활동 중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지는 고비에도 불구하고 짧은 공사기간과 용산역 연결성을 내세운 결과 과반 이상의 득표율을 달성했다. 이로써 HDC현산의 HDC용산타운 조성 목표에는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22일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들이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시공사로 선정된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HDC현대산업개발)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용산구 베르가모 웨딩홀에서 진행된 용산정비창 1구역 총회 결과 HDC현산은 64.1%의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396명 가운데 250명이 HDC현산을 선택한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보내주신 믿음에 최고의 기술력과 역량으로 보답해 전면1구역뿐만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에 아이파크 랜드마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쟁을 펼쳤던 포스코이앤씨는 143표로 득표율 36.1%에 머물렀다. 기권과 무효표는 3표로 확인됐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재개발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 노후 주거지역을 지상 최고 38층, 12개 동 규모의 아파트 777세대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업무 시설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1호선·KTX·경의중앙선을 이용할 수 있는 용산역과 4호선 신용산역에 인접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수혜를 가장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양사는 수주 경쟁에서 출혈 비용을 감안한 금융혜택을 선보였다. 금융조건이 우위를 가리기 힘들었던 만큼 조합원들은 빠른 사업 진행을 약속한 건설사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사기간이 길어질수록 조합과 조합원의 이자비용은 증가할 수 있어서다. 시공권을 확보한 HDC현산은 내년 착공 목표와 공기 42개월을 제안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공기는 이보다 긴 47개월로 확인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조합원 입장에선 수익은 최대로 내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사 기간을 5개월 줄여 이자 부담을 낮춘 부분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핵심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수주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경쟁 기간 중 서울시로부터 지난 2022년에 발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사고 관련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4월에는 2021년 학동 붕괴사고에 대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영업정지 처분 결정으로 수주 활동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법원이 두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인용하면서 용산정비창 수주전을 무사히 치르게 됐다.
HDC용산타운 구상도 이번 승리를 통해 한걸음 다가섰다. HDC현산은 본사와 아이파크몰이 위치한 용산 일대에 HDC타운 조성을 계획 중이다. 용산역과 가까운 용산정비창 1구역은 용산 철도병원 부지 복합개발과 함께 이 구상의 필수 사업지로 여겨진다. 이에 회사는 단지와 용산역 전면 지하공간, 용산역, 아이파크몰, 국제업무지구 연계 방안을 제안했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을 통해 확보한 수주고는 9244억원이다. 앞서 수주한 강원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과 부산 광안 4구역 재개발, 연산 10구역 재개발을 합친 상반기 수주 실적은 2조2262억원이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 1조3331억원을 반년 만에 9000억원 초과한 것이다. 연간 신규 수주 목표는 4조6981억원이다.
다음 수주 목표는 장위15구역 재개발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HDC현산은 지난달 진행된 현장설명회에 참석하면서 관심을 보인 바 있다. 장위15구역 역시 총 공사비가 1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이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신청은 23일까지 받는다.
HDC현산 관계자는 “향후 서울원 아이파크의 개발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강북과 서울 핵심지역 등 전국 주요 도시 랜드마크 사업지 수주로 아이파크의 경쟁력을 키워나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