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조선소 등 현대重 정상가동에 부족"..'조선 빅3 대규모 수주' 낙관 경계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6.02 14:37 | 최종 수정 2020.06.02 14:51 의견 0
카타르 라스 라판항에 정박해 있는 카타르 페트롤리엄사의 선박 (자료=카타르 페트롤리엄 페이스북)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국내 조선3사가 24조원에 육박하는 '기념비적' 해외수주에 성공했지만 업계 전체의 정상 가동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번 수주 규모가 현대중공업 본공장을 100% 가동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물량인데다가 군산조선소에 배정할 물량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3사는 카타르 국영 석유사 카타르 페트롤리엄(QP)과 액화천연가스(LNG)선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대해 사드 셰리다 알카비 QP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에너지 분야에서 카타르의 중요한 전략적 동반자"라며 "양국 관계의 큰 획이 된 이번 계약으로 양국 경제 협력의 지평이 더 위대하고 넓어지기 바란다"는 말로 기대감을 나타났다. 

QP와의 이번 계약은 카타르가 정부 차원에서 진행하는 LNG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향후 7∼8년간 700억 리얄(약 23조6000억원) 규모로 총 100여척의 LNG선을 발주할 예정이다. 알카비 CEO는 "이번 한국과의 기념비적인 계약으로 카타르는 오는 2027년까지 전세계 LNG선 건조 용량의 60%를 확보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형 수주에 대한 국내 전문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 한영수 연구원은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선박 발주가 급감한 가운데 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됐다"며 "조선사들의 일감 확보를 위한 저가 수주 유인을 낮춰 탄탄한 선가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4월 중국 후동중화가 카타르 LNG 프로젝트 관련 계약을 먼저 체결해 시장은 중국과의 LNG선 경쟁 격화를 우려했다"며 "하지만 한국 조선산업의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심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대규모 수주에도 불구하고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가 현대중공업 본공장을 100% 가동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물량임은 물론 향후 조선업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북 지역에서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희망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전망이다.

실제로 군산조선소 한 관계자는 2일 "재가동을 위해서는 3년 이상 안정적으로 공장을 돌릴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한 최소 물량이 40척 정도로 추산된다"며 "현대중공업의 최근 수주 물량이 목표치의 절반을 훨씬 밑도는 만큼 군산조선소로 배정할 물량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카타르 LNG선 수주가 가뭄의 단비인 것은 맞지만 장기간 어려움을 겪어온 조선업의 업황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진단하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해서는 더 많은 대규모 수주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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