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국내 자동차업계 '도미노 스톱'..현대·쌍용 이어 르노삼성 초읽기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2.06 11:15 | 최종 수정 2020.02.06 11:29 의견 1
지난 5일 르노삼성자동차가 중국산 부품 공급 차질로 오는 11일께부터 공장문을 2~3일간 중단하는 것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자료=르노삼성자동차)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충격파가 국내 완성차 업체로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공장에서의 부품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 삼성자동차는 중국산 '와이어링 하니스' 부품 재고가 소진되는 오는 11일께부터 2~3일간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르노삼성차 측은 "중국 협력업체가 춘제 연휴가 끝나는 10일 이후 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라고 알려왔다"며 "공장을 재가동하는 데 2∼3일 준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공급 차질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와이어링 하니스는 차량 내 전원을 공급하고 전기신호를 각각의 장치에 전달하는 배선묶음이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대표적인 부품이다. 현재 국내에서 수입하는 와이어링 하니스의 87%는 중국산이다.

문제는 이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르노삼성차만 손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쌍용자동차는 이 부품이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 4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쌍용차와 마찬가지로 지난 4일부터 부분적으로 공장 라인 가동이 중단됐고 오는 7일부터는 국내 모든 공장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파업 때문이 아닌 부품 공급 차질로 생산이 중단된 것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1997년 만도기계의 공급중단에 따른 휴업 이후 무려 23년만의 일이다.

한국지엠(GM)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는 "장기화하면 영향이 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특근을 없애거나 일부 생산을 감축하는 것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지엠은 타 업체들보타 설 연휴 휴 이틀 늦게 공장을 가동했다. 때문에 재고의 여유가 있지만 결국 구조는 와이어링 하니스를 중국에서 공급받는 만큼 공장 가동 중단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완성차 업체의 공장중단은 하청 부품업체의 휴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현대모비스도 현대·기아차에 납품하는 모듈 공장이 중단됐다.

금호타이어 역시 이번 주말을 기해 광주, 평택, 곡성 공장 등이 문을 닫는다. 생산한다해도 납품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광주와 평택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온 점도 고려됐다. 한국타이어 역시 생산 물량을 줄인 상태다.

대형 협력업체들의 경우 생산 중단을 어느정도 감당할 수 있다. 하지만 2차, 3차 등 영세 업체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도산 우려도 없지 않다.

이에 반해 와이어링 하니스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은 공장 증설에 나섰다. 현대차에 와이어링 하니스를 공급하는 경신은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시킬 수 있도록 특별연장근로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차 업체들은 일단 중국 공장이 10일께 가동될 것으로 보고있다. 때문에 휴업기한을 우선 다음주 초까지로 잡아놓았다. 계획대로 중국 공장들이 가동되면 큰 피해는 없을 전망이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1주일 이내 가동 중단은 특근으로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며 "인기차종 위주로 생산하면서 재고를 조정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부정적인 전망도 없지 않다. 중국 정부가 연휴를 연장하거나 지방을 다녀온 직원들에 대해 격리 기간을 두도록 할 경우 생산 정상화 시기는 멀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낮고 일본, 멕시코 등 르노그룹의 글로벌 협력업체에서 부품을 받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다"고 언급했지만 "다른 중국산 부품까지 파장이 확대되면 세계 모든 자동차 업체와 마찬가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