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연초부터 광폭 수주 행보를 보여온 GS건설이 삼성물산에 이어 1분기만에 정비사업 누적 수주고 2조원을 달성했다.
먼저 2조 클럽에 입성한 삼성물산은 잠시 입찰활동을 멈추며 숨 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올해 대형 건설사들의 핵심 격전지는 압구정2구역과 성수1지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부터) GS건설과 삼성물산 본사 전경 (자료=각사)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지난 15일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 조합 총회에서 시공사로 선정됐다. 상계5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일대를 지하 3층~지상 37층인 21개동에 총 2016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상계5구역의 총공사비는 7094억원으로 확인됐다. 이 중 GS건설의 비중은 40%로 2838억원의 수주액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GS건설은 상계5구역에 앞서 1분기에만 정비사업 3개를 수주해 왔다. 지난 1월 부산 수영1구역과 서울 중화5구역의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이달 8일에는 봉천14구역의 시공권도 추가로 획득했다. 세 정비사업의 공사비는 ▲수영1구역 6374억원 ▲중화5구역 6498억원 ▲봉천14구역 62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상계5구역에서 2838억원을 추가로 적립함에 따라 GS건설은 1분기 만에 수주고 2조1985억원을 확보하며 정비사업 '2조 클럽'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GS건설보다 먼저 2조 클럽에 가입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 유일하다.
삼성물산은 1월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1조6595억원의 초대형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며 정비사업 확장 행보에 나섰다. 이후 대림가락 재건축 사업, 방화6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잇따라 시공권을 획득했다. 공사비는 ▲대림가락 4544억원 ▲방화6구역 2416억원으로 한남4구역까지 더해 1분기 동안 총 2조3555억원의 수주고를 달성했다. 수의계약 대상자로 선정돼 있는 총공사비 1조310억원 규모의 신반포4차와 총공사비 2595억원 규모의 송파 한양3차 재건축 사업에서도 최종 시공사로 선정된다면 한 개 분기만에 3조5560억원의 수주고를 확보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물산은 신반포4차와 한양3차 외 다른 정비사업 현장에선 입찰 활동을 멈춘 상태다.
이는 2분기 대형 정비사업 입찰에 앞서 잠시 숨 고르며 체력을 보충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물론 현장설명회에도 참여하고 요구조건까지 제시했던 잠실우성1·2·3차나 개포주공6·7단지 등 3개 단지에서 줄이어 입찰을 포기하자 일각에선 ‘조합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물산이 포기한 잠실우성1·2·3차와 개포주공6·7단지 조합은 각각 이달 14일과 13일에 입찰 공고를 올리며 시공사 선정 활동을 재개했다. 지난번 시공사 모집에서 단독으로 입찰 신청서를 제출한 GS건설과 현대건설이 각각 잠실우성과 개포주공에 다시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추후 수의계약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잠실과 개포에서 철수한 삼성물산은 2분기엔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삼성물산은 현재 압구정 태스크포스(TF)팀을 운영하고 있다.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은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 9·11·12차 단지를 최고 70층, 총 2571세대 규모로 정비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만 2조4000억원에 달해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설 정비사업 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되며 오는 6월 입찰 공고를 게시한 후 9월 중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구정2구역에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과의 2차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남4구역 수주전에서 패배한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고 ‘압구정 재건축 영업팀’을 신설하면서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는 중이다. 특히 지난해 수주고 6조원을 달성하며 도시정비사업 왕좌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아직 수주 실적을 쌓지 못하고 있다. 한남4구역 패배를 만회하고 정비사업 왕좌를 사수하기 위해선 1조5139억원의 개포주공6·7단지에 이어 압구정2구역 확보가 절실한 것이다.
강북권에선 연말 성수1지구에서 수주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계획 확정 고시를 앞둔 성수1지구는 한강변에 위치하며 총공사비는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아직 정비계획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성수1지구엔 여러 건설사가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 중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 곳은 GS건설과 현대건설로 두 건설사는 조합원 설명회를 진행하며 어필에 나섰다. GS건설과 현대건설 외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도 1지구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GS와 현대, 양자구도가 유력해 보인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한남4구역과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 사업 이후 별다른 수주전이 없는 것은 건설사들이 다가올 핵심지 입찰 활동에 앞서 몸 사리기에 나선 영향으로 평가된다”며 “하지만 하반기엔 복수의 건설사가 관심을 둔 압구정과 성수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라 경쟁입찰 활동 역시 재개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