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가 실적 부진 계열사 재무를 개선하고 중간지주사 이랜드월드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자료=이랜드)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이랜드가 실적 부진 계열사 재무를 개선하고 중간지주사 이랜드월드의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 지분 0.31%(42만2150주)가 지난해 10월 이랜드월드로 흘러갔다. 지난해 6월 시간외 대량매매로 총 1000억여원에 달하는 이월드 주식 4194만6308주를 매입한 지 4개월만이다.

이로써 이월드의 최대주주는 이랜드월드로 총 43.42%의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재무적 움직임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실적이 다소 아쉬운 계열사와 주요 계열사간 지분 교환을 통해 시너지를 모색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실적 개선 흐름세를 탔다. 하지만 대규모 리조트 건설 프로젝트로 단기순이익 적자 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이랜드파크의 당기순이익은 266억원으로 전년대비 52.6% 늘었다.

재무적 불안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랜드월드가 나섰다. 지난해 이랜드파크가 보유한 이월드 지분을 1000억원을 들여 매입했고 896억원 규모 담보 대여도 제공했다.

이랜드파크는 이월드 지분 매각으로 부채 비율을 낮추면서 지난해 12월 전환사채 발행에도 성공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 12월 30일 15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해당 전환사채는 30년 장기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금흐름 부담을 줄이고 이랜드파크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추가로 이랜드월드가 이월드 지분을 추가로 흡수하면서 패션·주얼리 사업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월드의 주얼리 부문 내 브랜드인 로이드, OST, 라템, 클루 등이 이랜드월드가 입점한 유통망을 활용해 오프라인을 확대한다. 아울러 이랜드월드가 영위하는 IP 사업과 시너지가 기대된다.

또한 이랜드월드가 닦아 놓은 중국 인프라에 편승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이월드의 주얼리 브랜드를 엔씨픽스와 같은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오프프라이스 리테일 매장에 입점시키며 매출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랜드리테일은 최근 고물가 기조에 맞춰 미국 유통사인 티제이맥스를 벤치마킹해 직매입·직운영 구조 방식의 오프프라이스 리테일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리테일 모델은 1년차 재고를 주로 판매하는 일반 아울렛보다 폭넓게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 특징이다. 1년차부터 3년차까지 재고 범위를 넓혀 다년차의 상품일수록 할인폭이 크게 적용된다. 이랜드리테일 측은 통상 1년차 상품은 정상 판매가에서 50% 이상, 2년차 상품은 70% 이상, 3년차 상품은 80%~90% 할인율을 적용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월드는 이월드 지분 매입을 통해 이랜드파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이월드의 주주자본을 안정화하는 효과를 기대했을 것”이라며 “이랜드월드의 주력인 패션사업에 이월드의 주얼리를 더해 사업포트폴리오 강화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