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화가 아워홈 인수에 본격 착수했다.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의 행보는 여전히 변수다.
13일 공시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11일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을 포함한 아워홈 지분 58.62%를 8695억원에 인수했다. 인수가 마무리되는 시점은 오는 4월 29일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F&B 사업부문 역량 강화 및 시너지 창출을 위한 인수”라며 “한화 유통 서비스 부문과 아워홈의 다양한 시너지를 통해 국내외 식품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사의 주식매매계약 체결로 양사간 시너지 창출과 급식 업계 지각변동을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한국기업평가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리조트와 호텔사업에 집중되어 있는 사업포트폴리오가 인수를 통해 급식·식자재 유통업으로 다각화될 수 있으며 기존의 호텔·리조트사업 및 푸드테크 사업 등과 시너지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는 올해 초부터 아워홈 인수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특수목적법인 우리집에프앤비를 설립하고 2500억원을 출자하고 재무적 투자자를 통한 자금을 조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화 인수설에도 그간 침묵을 지켜왔던 아워홈 오너일가도 이번 인수계약 체결 이후 떠들썩한 내부 잡음을 잠재우기 위해 공식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이영표 사장은 “다행히 아워홈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만나게 됐다”며 “새 경영체제에서 더 큰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다만 구지은 전 부회장이 아워홈 매각에 반대 입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꼽힌다. 한화 측은 당초 아워홈 지분 100% 인수를 검토했지만 구 전 부회장의 반대로 과반수 이상 주식을 확보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업계에 따르면 구 전 부회장은 우선매수청구권을 바탕으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주식 양도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러한 경우 법적 분쟁으로 이어져 인수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경영권 복귀를 위해 재무적 투자자들과 꾸준히 접촉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이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 이후 전략 대응 태스크포스(TF)팀을 마련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이사회는 지난 11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법적 분쟁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구지은 전 부회장과의 대화를 통해 추가 지분 확보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자금 조달 변수도 생겼다. 주주들의 반대로 아워홈 인수에 한화비전의 자금 투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여전히 매각 반대 입장을 내걸고 있어 인수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대화만 잘 풀린다면 한화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활용 및 차입금 등 자금 조달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