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점주주 체제 변화 맞은 우리금융..‘신뢰회복’ 기로서 새 지배구조 구축 과제

IMM PE 지분 전량 매도..과점주주 수 7곳→5곳→4곳
타사 대비 이사 수 적어..사측 추천 사외이사 늘어날까
감시·견제 부실 비판..이사회 차원서 내부통제 강화 추진
임종룡 ‘원톱 체제’ 바뀔까..정진완 행장, 합류 가능성도

윤성균 기자 승인 2025.01.22 11:39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과점주주의 이탈로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변화를 맞는다. 우리금융은 올해 신뢰회복과 종합금융 그룹 도약 등 중요 과제를 추진 중이다. 이사회 역할이 중요한 때인 만큼 새 이사회 구성에도 신중한 모습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올해 초 보유하고 있던 우리금융 지분 1.38%을 전량 매도했다. 2016년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 지분 6%을 매입하며 과점주주로 등극한 지 9년여 만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완료한 것이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자료=연합뉴스)

이로써 우리금융의 과점주주는 5곳에서 4곳으로 줄어들게 된다. 남은 과점주주는 한국투자증권, 푸본현대증권, 키움증권, 유진PE 등 4곳이다.

우리금융은 2016년 민영화 과정에서 7곳의 과점주주를 맞았다. 이중 동양생명과 한화생명이 각각 2021년, 2022년 이탈했다.

IMM PE가 추가로 이탈하면서 우리금융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3%가량 지분을 보유한 과점주주의 추천을 받아 구성해 왔다. 현재 이사회 멤버 8명 중 5명이 과점주주 추천 인사다.

이중 IMM PE 추천 인사인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가 3월 임기 만료 이후 빠지게 되면 과점주주 추천 이사 수는 4명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사회 내부에서 과점주주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셈이다.

현재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임종룡 회장을 비롯해 정찬형 한국투자신탁 운용 대표, 윤인섭 푸본현대생명 이사회 의장, 윤수영 키움증권 부사장, 신요환 신영증권 대표, 지성배 IMM인베스트 대표, 박선영 동국대 교수, 이은주 서울대 교수 등 8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박선영·이은주 교수를 제외한 사외이사 5명이 과점주주 추천 인사다.

지성배 이사가 빠진 자리는 사측 추천 인사로 채워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이사의 적정 수와 전문분야, 성별 등 다양성을 고려해 사측 추천 인사를 1명 늘린 바 있다.

여전히 우리금융의 이사 수가 타금융지주에 비해서 적기 때문에 추가로 늘어날 요인도 적지 않다. 현재 주요 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을 살펴보면 KB금융지주 9명, 신한금융지주 11명, 하나금융지주 12명 등이다.

금융당국에서도 경영진 감시·견제 취지에서 이사회 역할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도 이사회 구성에 신중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은 지난해 발생한 횡령과 부당대출 사고로 홍역을 치렀다.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 이사회가 경영진 감시·견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조병규 전 행장의 거취를 놓고도 장고하며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우리금융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차원에서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윤리·내부통제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인 만큼 내부통제 전문가나 법조계 인사를 추가할 수 있다. 현재 사측 추천 이사인 박선영·이은주 교수는 각각 금융·디지털 분야와 브랜드·ESG 분야 전문가로 분류된다.

임종룡 회장 중심의 ‘원톱 체제’가 유지될지도 관심사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임 회장 취임 이후 은행장을 배제하고 회장만 사내이사로 참여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다.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핵심계열사 수장인 은행장이 지주의 이사회 멤버로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이사회 구성에서도 지주 중심의 일원화 전략을 취해 왔다. 지난 2023년 3월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의 사임 이후 공석이 된 비상임이사 자리는 조병규 전 행장 취임 이후에도 계속 공석으로 남았다.

신임 우리은행장인 정진완 행장이 지주 비상임이사로 선임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 행장은 신뢰회복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지난해 연말 취임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MM PE 추천 사외이사인 지성배 이사 퇴임이 확정된 것 말고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이사회 논의로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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