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대기업 커지는 로열패밀리 영향력..롯데 신유열·CJ 이선호 승진 여부 주목

롯데 이달 말·CJ 연내 정기임원인사 발표 임박
신유열 전무, 현장경영 보폭 넓혀..‘성과 입증’ 과제
이선호 실장, 비비고 해외수출 실적 및 성과 인정 받나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1.06 13:08 의견 0

롯데와 CJ의 정기임원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롯데와 CJ의 정기임원인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통가 대기업 전반에 걸쳐 신상필벌 기조의 임원인사가 단행되는 가운데 오너 일가가 중책을 위해 두 팔 걷고 나서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정기임원인사를 발표한다. CJ그룹은 올해 2월 2024년 임원인사를 발표했지만 올해 인사평가를 빠르게 진행한 만큼 2025년 임원인사 발표도 연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쇄신에 방점을 찍은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CJ그룹은 올해 초 주력 계열사들의 대표들을 교체하면서 예년보다 변동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와 이선호 CJ제일제당식품성장추진실장의 승진 여부가 관심사로 꼽힌다.

이들의 승진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앞서 신세계와 현대백화점그룹의 행보 영향이 크다. 신세계그룹은 정유경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계열 분리를 시작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교선 부회장이 그룹 부회장직은 유지하되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해 홈쇼핑 실적 부진을 반등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CJ그룹의 이선호 실장은 올해 CJ제일제당의 해외 진출을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키워오고 있다.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미국과 유럽 등 수출 판로를 개척하면서 CJ제일제당은 상반기 식품사업부문 매출 5조53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0.8% 신장한 수치다.

올림픽 당시 프랑스 파리에 방문해 K푸드 알리기를 실천한 것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7월 CJ제일제당은 팝업 레스토랑 한식 세계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셰프 6인으로 구성된 '팀 퀴진케이'를 꾸리고 프랑스 현지 제철 식재료와 한국 전통 발효음식을 활용한 18가지 퓨전 한식 메뉴를 개발해 선보였다. 해당 프로젝트는 이선호 실장이 주도한 것으로 프랑스 파리 현장에 함께 동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실장과의 승계구도도 주목된다. 이선호 실장은 CJ제일제당의 핵심인 식품과 바이오를, 누나 이경후 실장은 과거 CJ오쇼핑(현 CJ ENM 커머스부문) 상품개발본부·방송기획팀, CJ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 등을 거쳐 엔터·커머스 부문을 이끌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는 최근 현장경영 보폭을 넓히며 대외 활동에 한창이다. 지난달 24일 오픈한 롯데쇼핑의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의 오픈 직전 현장을 확인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 롯데면세점 긴자점 리뉴얼 현장, 지난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린 원롯데 식품사 전략 회의, 지난 6월 송도 롯데바이오로직스 CMO 공장 착공 현장 등에 잇따라 참석했다.

신 전무는 지난 2022년 한국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한 뒤 이듬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전무로 초고속 승진했다. 지난 6월에는 일본 롯데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업계에서는 신 전무의 현장경영 행보로 미루어보아 승진으로 의견을 좁히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입지를 뒷받침할 ‘이렇다 할 성과’가 아직 없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지주 측은 “임원인사는 알 수가 없다”며 “나오기 전까지 모든 게 추측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선호 실장은 올해 초 승진이 없었고 조금씩 해외 진출 성과가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내부에서 맡을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또한 이선호 실장이 CJ올리브영의 지분을 11.04%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올리브영의 실적 흐름세가 차기 승계구도에 탄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CJ그룹이 ‘실적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원칙으로 임원승진을 단행한 만큼 올해 이선호 실장의 비비고 해외 진출 성과를 내부적으로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관건”이라며 “신유열 전무의 경영 성과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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