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사 정기 임원 인사 임박..신세계 ‘안정’·롯데 ‘변화’ 꾀할까

신세계, 정용진호 첫 정기 임원 인사..이마트 중심으로 안정화 전망
롯데 유통군, 실적 부진에 변화에 무게 중심..비롯데 출신 영입 늘리나

서재필 기자 승인 2024.10.21 13:24 의견 0

(왼쪽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이달 유통사들의 정기 임원인사 시기가 예정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올해 세 차례 계열사 대표이사를 교체한 신세계와 실적 부진 압박과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 만료가 임박한 롯데 유통군의 정기 인사가 관전 포인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안정에 무게중심을 두고 정기 임원 인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롯데는 여러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가 만료함에 따라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 취임 첫 해 이뤄지는 첫 정기 임원 인사다. 취임부터 과감한 조직 개편과 ‘수시 인사’로 그룹 내 긴장감을 주면서 쇄신 의지를 밝힌 만큼 올해 세 차례나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기도 했다.

신세계는 지난 4월 이마트 실적 부진의 주요 요인으로 꼽히던 신세계건설의 대표를 경질했다. 이어 6월에는 SSG닷컴과 G마켓 대표를 교체한 바 있다.

올해 수시 인사를 세 차례나 단행한 만큼 정기 임원 인사는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과 면세점의 연내 실적 부진은 다소 아쉬움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업황 부진을 참작해 안정화에 무게가 쏠린다.

이마트의 경우 연내 이마트에브리데이와 합병 작업이 마무리됐고 3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개선과 전방위적 효율화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대표이사 교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용진 회장 픽이었던 한채양 대표가 지난해 취임한 이후 이마트 체질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로 이마트는 2024년 상반기 연결기준 누적 순매출 14조2627억원, 영업이익 12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도 3분기에도 이마트의 실적 개선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오프라인은 3사 통합 매입으로 원가 경쟁력 확보하고 통합 마케팅 활성화, 물류 효율화를 통해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온라인은 상품과 가격 경쟁력을 제고함으로써 안정적인 EBITDA 흑자 구조를 구축할 것”이라며 “강도 높은 수익성 개선 노력에 따라 하반기에는 더욱 뚜렷한 실적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한채양 이마트 대표, 김상현 롯데유통군 총괄대표(자료=각 사)

지난해 롯데그룹은 계열사 14명을 교체하는 과감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유통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롯데쇼핑,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등은 올해 희망퇴직도 진행했다. 따라서 롯데는 올해 정기 인사에 변화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특히 순혈주의 인사를 단행했던 롯데는 지난 2018년 42년만에 롯데 출신이 아닌 김상현 롯데유통군HQ 총괄대표 부회장을 선임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비롯데 인사를 유임했다는 점에서 내년 임원 인사는 ‘체질 개선’ 의지를 담아 큰 폭의 변화도 예상되고 있다.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만료 시기도 겹쳤다. 업계에 따르면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부회장)과 이영구 롯데웰푸드 대표(부회장)뿐만 아니라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황진구 롯데케미칼 기초소재사업 대표, 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 등이 임기 만료 대상자다.

지난 11일 진행된 IR에서 김상현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중장기 가이던스로 2030년 매출액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 해외사업 매출액 3조원까지 확대 등 목표를 알렸다.

이에 따라 업계는 내년 롯데 유통군 정기 임원 인사에 해외 영업에 중점을 두고 글로벌 비즈니스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한 최근 신동빈 회장이 계열사 전반에 AI 도입 확대를 주문한 만큼 AI 전문가 영입도 주목된다.

롯데 유통군 측은 “해외사업은 동남아시아 사업 확장을 위해 조직구조를 재편할 예정”이라며 “동남아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터내셔널헤드쿼터(iHQ) 조직을 구성해 더욱 전략적으로 사업 확장을 도모하고 리테일 미디어 사업 본격화와 유통업 특화 AI 기술 도입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 사 로열 패밀리의 승진 여부도 관심사다. 업계는 신세계에서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정유경 총괄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롯데에서는 신동빈 회장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확대될 지가 관심사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말과 11월 초에 걸쳐 유통가들이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기에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양 사의 정기 임원 인사가 다른 방향성으로 흘러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벌써부터 유통가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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