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떨어지는데 주담대 금리 ‘엇박자’..스트레스DSR 강화 변수

한 달 새 금융채 5년물 금리 0.127%P↓
5대 은행 주담대 금리 하단 0.76%P↑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17차례 금리 인상
“9월 스트레스DSR 적용 이후 상황 봐야”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8.20 11:38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준거금리의 괴리가 심화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9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적용 이후 상황에 따라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금융채 5년물 금리는 3.218%로 한 달 전(3.345%)보다 0.127%포인트 떨어졌다. 지난 5일 연저점인 3.101%를 찍은 뒤 열흘 넘게 3.1~3.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서울 한 시중은행 앞에 주택담보대출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자료=연합뉴스)

하지만 금융채 5년물을 기준으로 삼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1%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이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혼합·주기형(고정) 주담대 금리는 연 3.62~6.02%로 나타났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7일 연 2.86~5.63% 대비 하단은 0.76%포인트, 상단은 0.39%포인트 높아졌다.

시장금리와 주담대 금리가 거꾸로 움직이는 것은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해 주담대 금리를 인위적으로 높이고 있어서다.

5대 은행은 7월 들어 주담대 금리를 총 17차례 인상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6일까지 1달 새 금리를 5번 올렸다. 우리은행도 7월 12일 0.1%포인트 인상한 뒤로 0.1~0.3%포인트씩 총 5차례 금리를 올렸다.

국민·농협·하나은행도 각각 4차례, 2차례, 1차례씩 금리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이중 국민은행은 이날도 주담대 금리 0.3%포인트 인상 조치를 시행했고 신한은행은 21일, 하나은행은 22일 각각 주담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3% 중반에 자리 잡은 주담대 하단 금리는 3% 후반대까지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며 “대출 수요가 어느 정도 잡힐 때까지 추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4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19조9178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4조1795억원이 불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은 6월 5조3415억원, 7월 7조1660억원 순증했는데 갈수록 증가폭이 늘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9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등 대출 규제 적용에 따른 추이를 봐야 인위적인 대출 금리 인상 조치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 DSR은 변동금리 대출 등을 이용하는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부담이 증가할 가능성 등을 감안해 DSR 산정 시 일정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들게 돼 가계대출 억제 효과가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서울·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DSR 가산 금리를 기존 0.75%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상향 적용하기로 했다. 최근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는 서울·수도권의 주담대를 추가로 억제하기 위해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9월부터 수도권 주담대 한도가 줄어들면 수요가 억제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대출 규제 적용 전에 막판 수요가 몰릴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