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티몬·위메프 3자 합의도 안된 자율 구조조정 개시..매각 추진 실효성 있나
서울회생법인, 지난 2일 티메프 자율 구조조정 승인
류광진 티몬 대표 “매각 추진 중”..알리는 “인수 검토 안해”
검찰, 사기·횡령 혐의 입증 위해 ‘재무위기 인지 시점’ 집중 수사
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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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5 10:33 | 최종 수정 2024.08.05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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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티몬과 위메프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이 승인됨에 각자도생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합병 혹은 매각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업계는 복잡하게 섥힌 채무 관계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일 티몬과 위메프의 자율 구조조정 신청을 승인했다. 자율 구조조정(ARS)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하기에 앞서 채무자와 채권자들 사이에서 자율적인 구조조정 협의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ARS 승인은 떨어졌지만 큐텐·티몬·위메프 3자간 합의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구영배 큐텐 대표는 티몬과 위메프를 합병해 현재 피해자들이 합병 법인의 대주주가 되도록 해 피해보상과 회사 존속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류광진 티몬 대표와 류화현 위메프 대표의 생각이 다르다. 두 대표는 매각을 통해 각자 살 길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광진 티몬 대표는 2일 서울회생법원 심문에서 “큐텐 그룹 차원의 지원을 기다리기보다 별개로 정상화 노력을 할 것”이라며 “대형 투자사를 상태로 투자 유치와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구영배 큐텐 그룹 대표는 국회 정무위에서 티몬이 알리·테무에 매각을 타진하고 있냐는 질의에 “류광진 대표의 개인적인 네트워크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리익스프레스가 직접 “티몬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며 매각 가능성도 낮게 평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가 내놓은 피해자 대주주 공공플랫폼은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에서 셀러도 소비자도 모이지 못해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며 “티몬과 위메프가 내놓은 매각 방안도 ARS 승인으로 한 달여 시간이 주어진 상태에서 제대로 이뤄질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 검찰, 재무위기 인식 시점 규명에 집중 수사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이준동 반부패수사1부장)은 이달 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증거와 이시준 큐텐 재무본부장의 진술 내용 등을 토대로 ‘현 경영진은 재무 위기를 언제부터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구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지금의 재무위기 상황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면 1조원대 사기혐의와 판매자금을 인수 자금으로 활용한 횡령 혐의가 인정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큐텐 그룹의 재무위기는 오래 전부터 전조증상이 나타났던 것으로 확인된다. 큐텐 글로벌의 경우 해외 셀러들도 정산지연 사태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큐텐은 이에 대해 이미 “정산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일시적 지연”이라고 국내 사태와 비슷하게 둘러댔다.
티몬과 위메프 외 다른 계열사들도 이미 판매대금과 미수금이 물려있다. 인터파크커머스의 경우 큐텐과 기술개발 계열사 큐텐테크놀러지, 큐브네트워크 등에 물린 자금은 약 650억원대로 알려졌다.
특히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 브랜드 소유권을 지닌 야놀자 계열사 인터파크트리플로부터 ‘인터파크’ 사용금지 통보를 받으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인터파크커머스 측도 매각을 추진해 독립경영을 검토하고 있다고 알렸다.
업계 관계자는 “구영배 대표와 계열사 경영진들의 의견 합이 맞지 않는 것은 구 대표가 총수로서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라며 “모기업이 장악력을 상실한 만큼 14년만에 그룹 해체 수순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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