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티켓보다 비싼 해삼” 등 돌린 여행객..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제주

박진희 기자 승인 2024.07.19 09:13 의견 0
6만원을 주고 빌린 제주도 유명 해수욕장 평상에서 외부 음식 반입 금지라는 이유로 치킨 배달을 시킬 수 없었다는 네티즌의 주장이 온라인을 달궜다. (자료=온라인커뮤니티)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을 제주시가 실천하는 모양새다. 비계삼겹살, 5만원 해산물에 이어 평상 갑질까지 제주도의 관광객 상대 바가지요금이 연일 이슈다. 이에 제주도가 태스크포스팀을 꾸리는 등 뒤늦게 이미지 쇄신에 나섰지만 올 여름 휴가지에서 제주가 제외되고 있다.

메타 커리어 플랫폼 잡코리아는 남녀 직장인 574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계획’을 조사했다고 19일 밝혔다. 그 결과 응답자의 70%가 여름휴가를 떠나겠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강원도(27.1%)를 가장 가고 싶은 곳으로 꼽았다. 지난해까지 대표 휴가지였던 제주도는 21.9%로 2위로 밀렸다.

이와 같은 결과는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달 공개한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와 비교해 보면 의미있다.

지난해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46%였다. 여행계획은 14%, 방문 점유율은 9%다. 이는 2021~2022년에 비해 3분의 1가량 하락한 수치다. 2021년과 2022년 제주에 대한 관심도는 64%, 여행 계획률 22%, 방문 점유율 12%에 달했다.

제주에 대한 호감도가 하락하고 방문 계획을 철회하는 등 여행객들이 등을 돌리는 이유는 잇따른 바가지요금과 상인들의 갑질이 문제시 되면서다.

제주 용두암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5만 원어치 해산물 (자료=온라인커뮤니티)

최근 한 유튜버는 제주 용두암 인근 식당에서 주문한 5만 원어치 해산물의 양을 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했다. 영상에서 유튜버는 용두암을 방문해 전복, 해삼, 소라가 섞인 5만 원어치 해산물을 주문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유튜버는 “보통 5만 원짜리는 2인이 먹으니까 젓가락 2개 주시는데. 이거 5만 원”이라며 당혹스러워 했다.

함께 있던 일행도 “너무 비싸다. 다신 오고 싶지 않다”며 “카드 결제도 안되고 현금영수증도 발급되지 않는다”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일행은 “음식 가격이 비행기 편도 티켓보다 비싸다”고 지적했다.

5만원 해산물이 이슈가 된 직후 이달에는 제주 유명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이 6만 원을 주고 빌린 평상에서 배달 치킨을 시킬 수 없었다는 글을 올려 화제가 됐다. 작성자는 “상인이 ‘외부 음식 반입 금지’라는 이유로 치킨을 시킬 수 없게 했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해수욕장 내 편의점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6만 원을 주고 평상을 빌렸다. 그런데 치킨이 도착하자마자 가게 주인이 연관된 업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제지했다”고 주장했다.

제주도는 지난 15일 ‘제주관광 이미지 리브랜딩 전담팀’을 출범했다. (자료=연합뉴스)

이처럼 바가지요금, 갑질 논란이 계속되자 제주도가 나섰다. 제주도는 지난 15일 ‘제주관광 이미지 리브랜딩 전담팀’을 출범했다.

전담팀은 제주도 관광정책과, 관광산업과, 대변인실, 안전건강실, 경제활력국, 기후환경국과 자치경찰단 등이 참여한다. 또 제주관광공사와 제주도관광협회도 전담팀에서 활동한다.

제주관광협회가 주도하는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도 함께 문을 연다. 이날 제주 관광인들은 제주종합비즈니스센터에서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과 수용태세 확립을 위한 결의대회를 갖는다. 이어 제주국제공항에서 이미지 개선 홍보캠페인도 벌인다.

전담팀은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의 운영을 지원하고 관광사업체의 건전한 관광 질서 계도, 대국민 긍정 캠페인 전개, 언론 홍보 및 대응 지원 등의 활동을 한다. 또 ‘제주와의 약속’ 캠페인, 온라인 채널을 통한 홍보 마케팅 강화, 디지털 관광 도민증 도입 등을 펼칠 계획이다.

김희찬 제주도 관광교류국장은 “민선 8기 후반기 제주 관광 정책은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과 ‘여행 품질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하계 성수기를 앞두고 국민 신뢰 회복 및 국민 여행지로의 재도약을 위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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