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초격차] ①故이건희 회장 ‘10년 혜안’ 삼바, 뉴삼성 차세대 먹거리로

故이건희 회장 “바이오·제약은 삼성의 미래사업” 강조
회계처리 ‘적법성’ 논란 종지부..‘초격차’ 실현 발판 마련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7.15 11:45 | 최종 수정 2024.07.15 15:37 의견 0

전세계적으로 바이오 산업이 차세대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다. 그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중심으로 산업의 패러다임이 R&D에서 위탁생산(CMO)으로 전환되고 있다. 故이건희 명예회장의 혜안으로 시작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진화하며 보여주는 ‘초격차’에 주목한다. -편집자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량만 2조 5000억원를 확보했다.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탑-티어 바이오 기업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제약·바이오 업계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누적 수주량만 2조 5000억원에 달한다.

오늘날 성과는 故이건희 회장의 10년을 내다 본 혜안이다. 2010년 이건희 회장은 경영 전반에 복귀하며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 ▲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을 5대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했다.

삼성을 대표하는 반도체 사업이 10년 내 후발 기업들의 추격을 면치 못할 것을 내다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야 한다는 혜안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그룹 경영진들에게 “바이오·제약은 삼성그룹의 미래사업이 될 것이니 사명감을 갖고 적극 추진하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의지를 이어받은 사람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자 현 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 회장이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초부터 사법리스크를 벗고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캠퍼스를 방문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의 미래 먹거리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 사례다.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설계됐다.(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적법성’ 논란 종지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삼성물산과 삼성전자가 함께 출자해 설립한 기업이다. 지난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에 상장하며 기업가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이 과정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재용 회장의 경영승계에 필요한 ‘기업가치 불리기’ 의혹과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사 재평가로 인한 분식회계 논란이 발생했다.

2014년 회계연도까지 종속회사로 분류됐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 회계연도 기준 관계사로 재분류됐다. 공정가치 재평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는 기존 취득원가 3000억원에서 기업가치 4조 8000억원으로 16배 뛰어올랐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업가치가 커지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조 9000억원 순이익이 발생했고 4년간의 적자를 끊어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삼성물산의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삼성물산은 이재용 회장의 경영승계에 중요한 키를 쥐고 있던 기업이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IFRS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는 외부 감사법인의 조언을 수용하여 당사가 최종 결정한 것”이라며 “이러한 결정은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나 금감원이 참석한 IFRS 질의회신 연석회의, 그리고 다수 회계전문가들의 의견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2015년 반영된 일회성 순이익은 상장과 상장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 평가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상장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는 생산능력(Capacity),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현황 등에 대해 경쟁사(론자, 셀트리온) 비교를 통해 책정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란과 해명이 4년간 오고 가며 2019년 검찰의 본격적이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5년이 지난 2024년이 되어서야 1심 판결이 나왔다. 재판부는 올해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는 적법했다”는 판결을 내면서 회계처리의 적법성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 2월 재판부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벗자마자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공사현장을 방문해 삼성의 차세대 사업임을 확인시켰다.(자료=삼성전자)

■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격차’ 가동

사법리스크 해소와 함께 올해 ‘초격차’ 실현을 위한 모멘텀도 가시화됐다. 이재용 회장도 올해 2월 재판부 판결로 사법리스크를 벗자마자 삼성바이오로직스 5공장 공사현장을 방문해 삼성의 차세대 사업임을 확인시킨 만큼 올해 더욱 과감한 ‘선제적 투자’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공장 건설 및 ADC 시장 진출 등을 통해 성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내년 4월 완공을 앞둔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 리터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설계됐으며 완공되면 총 78.4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올 1분기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4공장의 매출 기여 증대와 바이오시밀러 사업 확대에 따라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 및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2024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469억원, 영업이익 221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1%, 15% 증가했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조 6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했던 2016년 매출(2946억)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최근 7년간 연평균성장률은 40%에 달한다. 지난해 6월 전체 가동을 시작한 24만리터 규모의 4공장은 빅파마 중심의 대규모 수주 물량 증가로 풀가동에 근접한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회사는 1분기에만 UCB, MSD 등 글로벌 제약사와 연이은 위탁생산(CMO) 계약을 체결하고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ADC치료제 개발 협업을 위한 위탁개발(CDO) 계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CDMO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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