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최대 시장 ‘중국 벽’ 뚫을까..中점유율 회복·비야디 견제 시동

1분기 중국 점유율 1.0%..고급화 전략 강화
BYD 인니 진출 본격화..현대차 EV 생산 속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5.20 10:22 의견 0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지난 2015년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상장사 영업익 1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지 점유율 위축이 지속되고 글로벌 1위 전기차 업체인 중국 BYD(비야디)가 동남아 진출을 선언해 부담이 커졌다. 현대차는 주력 모델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와 전기차를 앞세워 브랜드 파워 회복과 동남아 입지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 1분기 중국에서 4만7000대를 팔아 1년 전보다 20.3% 줄었다. 점유율은 1.0%에 그쳤다.

앞서 현대차의 중국 시장점유율은 지난 2017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등 악재로 10%대에서 1%대까지 하락했다. 기아도 현지 점유율이 0.4% 수준이다.

이런 까닭에 현대차도 중국 내 공장을 줄줄이 팔아 사업효율화 중이다. 2021년과 2023년에 각각 베이징 1공장과 충칭 공장을 매각했다. 5개의 현지 공장 중 3개(베이징 2·3공장, 창저우공장)만 남았다. 창저우공장은 연내 매각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달 2024 베이징 국제 모터쇼 현대자동차관에 아이오닉 5 N과 아이오닉 5 N 드리프트 스펙이 전시돼 있다. (자료=현대차)

■ 중국서 고급화 전략 강화..BYD 인니 진출 속 EV 생산 속도

현대차가 공장 철수로 중국 시장에서 힘을 빼는 건 맞지만 발을 빼는 건 아니다. 세계 최대 전기차 격전지로 떠오른 중국을 공략해야 미래 모빌리티 강자로 부상할 수 있어서다. 이를 위해 운영 합리화와 고급화 전략으로 시장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중국 내 판매 차종을 제네시스와 팰리세이드 등 고급차와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 전략모델인 신형 ‘무파사’와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등을 내세워 판매 회복도 노린다.

최근 11세대 쏘나타 모델을 내놨고 현지 전략 모델인 성다 5세대 모델(디 올 뉴 싼타페)도 하반기 출격 대기 중이다. 3년 안에 6대 이상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제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지난달에는 2024 오토차이나에서 고성능 전기차인 아이오닉5N을 처음 공개했다. 기아는 준중형 전동화 SUV인 EV5 롱레인지 모델과 소형 SUV인 쏘넷을 선보였다.

중국 시장 반등과 더불어 현지기업의 동남아 장악에 맞서는 일도 과제로 떠오른다.

중국기업의 지난해 동남아 점유율은 최상위권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업체는 태국(76%)과 말레이시아(44%), 싱가포르(34%)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인도네시아(42%)에선 2위다. 베트남에선 현대차가 1위를 차지했지만 다수 시장에서 중국에 밀리고 있다.

더욱이 세계 전기차 판매 1위를 고수하는 중국 BYD가 인도네시아 진출을 본격화했다. 시장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BYD는 인니에 13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와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현대차도 LG에너지솔루션과 인니에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짓고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현지 생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생산할 방침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유럽과 미국에 이어 가장 규모가 큰 전기차 시장이 될 것”이라며 “이 중에도 인니는 오는 2035년 450만대에 육박하는 전기차 판매량을 올려 최대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을 포함해 해외 기업들의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업체가 공격적으로 신흥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는 점은 위협적”이라면서도 “현대차그룹이 저가 브랜드가 아닌 로우 럭셔리를 타겟으로 브랜드력을 높이고 있는 점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차도 중국 및 인도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태세다.

현대차 관계자는 “인니 공장은 향후 현대차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6억7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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