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콧노래’ 조선업계, 인력난 해결 총력..외국인 챙기고 채용문 활짝

LNG·암모니아 고부가 수주 랠리
“일감 소화할 인력 충원이 과제”
직원 채용 활발, 외국인 정착 지원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3.19 10:38 의견 1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조선업계가 올초부터 LNG(액화천연가스)와 암모니아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연속 수주하며 일감을 쓸어모으고 있다.

이를 소화할 인력수급이 관건이 되면서 채용 시장에도 활기가 돈다. ‘현장의 빛’ 외국인 근로자의 정착 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들어 현재까지 총 72척(해양설비 1기 포함), 87억50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 135억달러의 64.8%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이 기간 총 18척, 38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97억달러)의 39%를 채웠다. 수주 목표치를 공개하지 않는 한화오션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2척과 암모니아 운반선 2척 등을 계약하면서 고부가선박 선별 수주에 힘쓰고 있다.

업계에서는 LPG와 VLAC 수요가 꾸준히 늘고 대형 수주 프로젝트들이 예정된 점을 고려할 때 올해도 수주 훈풍이 기대된다는 시각이다. 일감이 쏟아지는 만큼 인력 충원도 여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는 평가다.

■ 조선 3사 인재 채용 활발..정부 “매년 2000명 인력 양성”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채용문을 활짝 열어놓고 인재 영입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HD현대는 오는 25일까지 신입사원 지원 접수를 받는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설계와 정보보안, 건축기획, 기술경영 분야에서 채용한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과 특수선, 엔진기계, 경영 부문 인재를 모색한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조선·기계 등 이공계 전공자를 중심으로 직원 충원에 나선다.

삼성중공업은 161기 직업기술생을 모집하고 있다. 용접과 선박전기 등 과정을 수료하면 정규 생산직 채용시 우대받는다. 최근에는 R&D(연구개발)과 조선·해양·기본설계 등 부문에서 3급 신입사원을 공개 모집했다.

한화오션은 이달 24일까지 학사와 R&D 석박사 신입사원을 뽑는다. 모집 분야는 기본·의장설계와 생산관리, 시운전, 품질관리, 환경안전, 공무, 프로젝트고나리, 정보보안, 교육, 상생협력 등이다.

조선업계 인력난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도 힘을 보탠다. 중장기적으로 인력 수급을 전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또 미래혁신 인재 양성센터와 구직자 대상 채용연계 교육사업을 통해 매년 2000명의 조선 전문인력을 양성하기로 했다.

■ 해외 노동자 빠른 정착이 관건..3사 공동 협력센터 운영

현장의 핵심인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착에도 팔을 걷었다.

조선 3사는 해외 조선인력 협력센터를 상반기 중 공동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해외 인력을 현지에서 교육한 후 국내로 모시는 도입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낯선 나라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환경 적응도 돕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외국인 근로자들을 밀착 지원하는 외국인지원센터를 업계 최초로 사내에 세워 운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전문 통역이 가능한 코디네이터를 통해 안전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용접 작업시 필수적으로 지켜야 할 10가지 항목에 대해 픽토그램을 만들었다.

이 픽토그램은 영어와 네팔, 미얀마 등 8개국어로 번역하고 설명까지 덧붙였다. 작업 현장의 외국인 동료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무슬림 지역 근로자들을 위한 식단과 종교활동 공간 등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 증가에 따른 경남 거제시 주민들의 외국인 인식 개선과 지역 상생 발전을 위해 외국인 자율순찰대를 출범했다. 이들 대원에 한국어와 한국문화 교육 등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인력을 투입하더라도 안정성과 임금 등 복지 체계가 갖춰져야 이탈 부작용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조선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는 수주 호황 속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급한 불을 끄는 유일한 대안”이라며 “정부 지원으로 외국인 근로자 수급이 원활해지고 있고 각 사마다 빠른 정착과 안정을 돕기 위한 복지와 제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