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국 부회장, BGF 2세 승계 굳히나..형제경영 가능성은

홍정국 부회장 BGF리테일 사내이사 선임 예정
홍정혁 사장 그룹 미래사업 책임..지주사 지속적 투자
홍석주 회장 장차남 동일지분 매각..경영성과·지분승계 관건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3.07 13:30 의견 0
(왼쪽부터)장남 홍정국 BGF 부회장과 차남 홍정혁 에코머티리얼즈 사장 (자료=BGF)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BGF그룹이 홍석주 회장의 장남 홍정국(42) BGF 부회장으로 승계 구도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 다만 차남인 홍정혁(41) BGF에코머티리얼즈 사장이 소재사업 등 그룹 미래 먹거리인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데다 홍 회장이 재작년 장차남에게 동일한 지분을 승계해 형제경영 가능성도 점쳐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BGF리테일은 오는 2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홍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유통업계는 홍 부회장이 지난해 말 그룹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 부회장직에 이어 사내이사에 오를 경우 그룹 내 역할과 책임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홍 부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배경에 대해 “홍 부회장은 BGF와 BGF리테일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며 “그룹 신사업과 함께 주력 사업인 편의점 사업 전반에 걸쳐 신성장동력을 불어넣고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다”라고 말했다.

홍 부회장은 지난 2013년 BGF리테일 경영혁신실장으로 입사해 전략기획본부장, 경영전략부문장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2019년엔 그룹 지주회사인 BGF 사장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에는 BGF그룹에 입사한 지 10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착수하는 분위기다. 당시 부회장 직함이 신설된 직후 홍 부회장이 선임돼 승계 작업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 부회장이 후계자 승계 입지를 굳히려면 주력 사업인 편의점 사업에서 업계 1위인 GS25를 앞서는 등 분명한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우선 홍 부회장은 CU 주력사업 강화와 신사업 육성을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점포 경쟁력 강화를 위해 CU 대표이사 직속 상시 혁신 조직인 BI팀을 신설했다. BI팀은 기존점 수익 향상을 위한 상생 지원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디지털/IT 기술을 활용한 점포 운영 효율화에 나선다.

지난해 신설한 주류TFT도 올해 주류팀으로 승격시켰다. 하이볼, 위스키 등 트렌디한 상품군 중심으로 차별화 주류를 집중 전개하고 온·오프라인 양 채널 주류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NCS팀을 리테일테크팀으로 개편했다.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개발과 함께 다양한 특화 매장을 늘려 나가기 위해서다.

기존 마케팅팀도 브랜드마케팅팀으로 재편했다. MZ세대들을 겨냥해 재미 요소를 강화한 온라인 콘텐츠들로 CU 브랜드 마니아들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내년도 해외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편의점 산업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BGF리테일은 몽골과 말레이시아 진출 이후 올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글로벌 점포 500점을 넘어섰다. 지난 6일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 1호점 CU 아스타나스퀘어점을 열었다. 이달 중 알마티에 2개 점포를 추가로 오픈할 예정이다. CU 해외점포 수는 ▲몽골 382점 ▲말레이시아 139점 ▲카자흐스탄 3점 등으로 총 524점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가맹점 점포수도 CU가 GS25를 앞섰다. 최근 3년간 CU 국내 점포수를 살펴보면 ▲1만5855점(2021년) ▲1만6787점(2022년) ▲1만7762점(2023년)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작년 GS25 점포수는 1만7390점이다.

다만 매출 규모에선 GS25에 뒤처지는 상황이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연간 매출 11조6125억원, 영업이익 4050억원이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 연간 매출은 8조1948억원, 영업이익은 2532억원이다. 별도 기준 GS25 연간 매출은 8조2457억원이다. BGF리테일은 CU 별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BGF에코머티리얼즈 (자료=연합뉴스)

■ 차남 홍정혁 그룹 미래사업 책임..지주사 지속적 투자

홍 부회장의 승계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지만, 홍 사장의 경영행보도 눈에 띈다.

현재 홍 부회장이 지주사와 편의점사업을 운영하고, 홍 사장이 소재사업 등 신사업 키를 잡고 있는 구조다.

홍 사장은 넥슨과 미쓰비씨를 거쳐 2018년 BGF 신사업개발실장으로 합류했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 겸 BGF신사업담당(현 소재사업개발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홍 사장이 맡고 있는 BGF에코머티리얼즈는 그룹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소재사업 계열사다.

BGF그룹은 신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수합병(M&A)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BGF에코머티리얼즈는 2019년 친환경 플라스틱 전문 제조사 KBF 지분 77.01%를 인수했다. 2021년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기업 코프라를 지분 44.3%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 BGF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규모 빅딜이었다. 작년 5월에도 소재전문 기업 KNW를 1453억원에 인수했다.

BGF그룹은 지주사 BGF가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홍 회장은 2022년 말 보통주 2005만190주를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장·차남에게 각각 1002만5095주를 매각했다. 이로써 홍 부회장 지분율은 20.77%로 늘었고, 홍 사장은 10.5%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BGF 최대주주는 지분 32.4%를 보유한 홍 회장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큰 틀이 편의점과 소재사업으로 나뉘어 있는 만큼 현재는 홍 형제가 각자 운영하는 체제다”라며 “두 형제가 연년생이고 40대 초반인 만큼 아직 각자 경영능력을 증명하는 숙제가 남아있는 상태고 홍 회장의 남은 지분 승계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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