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 사법·오너리스크 업고 매각 추진..쿠쿠전자·경동그룹 인수 후보 거론

16일 위니아 인수의향서 마감..4월 계약 목표
임금체불·오너리스크 등 산적..새 주인 찾기 난망
현대百·경동그룹·쿠쿠전자 등 인수후보 거론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2.15 11:21 | 최종 수정 2024.02.15 14:25 의견 6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대기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유위니아그룹이 사법 리스크부터 재무·제품 리스크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회생을 위한 위니아(구 위니아딤채) M&A(인수합병)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삼일회계법인은 이날 M&A 공개경쟁에 관한 입찰공고를 내고 매각절차에 돌입한다. 인수의향서(LOI)는 오는 16일 오후 3시 마감한다.

삼일회계법인은 오는 4월 투자계약 체결을 목표로 다음달 초 예비심사를 진행하고 같은 달 내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박영우 대유위니아그룹 회장이 구속 위기에 처하면서 위니아 매각에 난항이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 13일 박 회장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 중이다. 박 회장은 총 302억원에 달하는 임금과 퇴직금을 체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국회 위증 혐의도 함께 조사받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골프장을 매각해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골프장 매각 대금 1200억원을 확보한 후에도 체불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위증죄로 고발됐다.

검찰은 조사를 마치는 대로 박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방침이다.

여기에 박 회장이 조카 박현철 위니아전자 대표 석방을 전제로 노조를 회유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달 17일 박 회장은 노조와의 면담에서 박 대표 석방에 협조하면 50억원까지 체불임금 변제가 가능하다고 했다. 박정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은 “박 회장은 기만적 행위를 관두고 국정감사에서 국민과 약속한 체불임금 변제를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임금체불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위니아 5개사(위니아·위니아전자·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위니아에이드·대유플러스) 임금체불액은 지난해 11월 6일 기준 708억원이다. 이후 3개월 지난 현재 임금체불액은 1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위니아에이드 협력업체 450여곳의 밀린 납품 대금도 1000억원이 넘는다.

위니아 김치냉장고 리콜(시정조치)도 골칫거리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지난 2005년 9월 이전에 위니아에서 생산한 뚜껑형 모델 딤채 김치냉장고를 자발적 리콜 중이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시작해 3년째 진행 중이다. 리콜 대상 제품은 412개 모델로 278만대가 판매됐다.

하지만 아직 1만여대가 회수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어 우려가 크다. 최근에도 해당 제품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리콜 대상 김치냉장고는 20년 이상 장기간 사용하면 특정 부품이 노후화하면서 트래킹 현상에 의해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니아 관계자는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부품을 해당 제품에서 수거 및 교체하고 있다”면서 “2005년 9월 이전 생산된 리콜 대상 딤채 김치냉장고 중 41%가 리콜 조치 전에 부품이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과의 계약금 반환 소송전도 부담이다.

대유위니아는 홍 회장 측이 한앤컴퍼니(한앤코)와 계약 해지를 통보한 뒤 한앤코 대신 지분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금 320억원을 건넸고 이를 돌려받지 못했다. 대유위니아는 1심에서 패소하고 2심에선 승소했다. 하지만 홍 회장 측이 최근 법무법인을 새로 선임하는 등 3심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라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대유위니아 사옥 전경 (자료=대유위니아그룹)

■ 새 주인 찾기 난망..현대百·경동그룹 등 인수후보 거론

위니아를 둘러싼 리스크가 잇달으면서 매각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유위니아는 현재 위니아를 비롯해 위니아전자와 위니아전자매뉴팩처링 등 일부 계열사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위니아 5개사는 지난해 9월부터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위니아 인수대상 후보로는 현대백화점과 경동그룹, 쿠쿠전자 등이 거론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4년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위니아만도와의 시너지 효과나 성장성이 제한적이란 이유로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 측은 "(위니아 인수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면서 "앞서 2014년도 인수 추진했던 것으로 인해 나온 말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경동나비엔은 지난해 10월 SK매직의 주방가전 품목 3개 부문인 가스레인지와 전기레인지, 전기오븐을 인수해 이번 위니아 인수전에 뛰어들지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어 매수자가 유리한 상황이라 위니아가 몸값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짚었다.

현재 위니아 자산은 1545억원, 부채는 4142억원이다. 회계법인 분석 결과 위니아의 청산가치는 755억원, 계속기업가치는 886억원 수준이다.

김혁표 위니아 법률상 관리인 대표이사는 “이번 M&A 매각의 첫 공식적인 절차는 기업회생절차 종료를 앞당길 수 있는 첫 걸음”이라며 “김치냉장고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딤채의 브랜드 가치가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니아는 가전부문 사업을 정리하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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