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카카오뱅크가 최근 ‘그룹’ 체계 도입과 임원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회사 성장에 따라 조직 규모도 덩달아 커지면서 일관성 있는 경영전략 추진과 의사결정의 신속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전날 임원 8명에 대한 인사를 공시했다. 기존 임원 중 신희철 최고인사책임자(CHRO), 엄준식 최고정보책임자(CIO), 이강원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 허재영 금융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CCO)는 각각 보직이 경영지원그룹장, CHRO, 대외협력실장, 고객서비스실장으로 바뀐다.
신규 선임된 임원은 노승진 신뢰기술실장, 송호근 신사업 실장, 윤정백 CCO, 정진석 엔지니어링기술실장 등 4명이다. 이들은 각각 금융정보개발팀장, 담보여신캠프장, ESG팀장, 아키팀장을 맡아오다가 이번에 내부 승진하며 임원진에 합류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연말 인사에서 임기만료 임원 12명 전원 연임을 결정했다. 대외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쇄신보다는 안정을 택한 결과다. 이번에 내부승진으로 임원이 추가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미등기 임원 수는 14명에서 18명으로 대폭 늘었다.
이번에 카카오뱅크의 임원 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이어온 대대적 조직개편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카카오뱅크는 12개의 그룹과 ESG팀 체제에서 1부문 15실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올해는 실별로 나뉘어 있던 의사결정 체계에서 상위 체계인 ‘그룹’을 도입했다. 개별 실을 업무 관련성에 따라 경영지원그룹, 경영전략그룹, 캠프그룹, 기술그룹 등 4개 그룹으로 묶는다. 한 예로 그간 기술전략실·IC기술실·신뢰기술실·정보보호실이 ‘기술그룹’이라는 하나의 체계로 묶인다.
이밖에 경영지원그룹에는 인사, 총무, 고객서비스 등이, 경영전략그룹에는 전략, 글로벌, 재무 IR, 홍보 등이 묶일 예정이다. 캠프그룹은 목적조직인 ‘캠프’간 시너지 확대를 위해 신설된 그룹이다.
조직 규모가 커진 만큼 의사 결정의 유연함과 신속성을 강화하기 위해 임원 수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번에 임원 보직이 변경되거나 신규 선임된 대외협력실장, 고객서비스실장, 신뢰기술실장, 신사업실장, 엔지니어링기술실장 등은 기존 임원들이 겸직하던 직책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그룹의 일관성이 있는 방향을 토대로 산하 실들이 의사결정할 수 있는 문화를 마련함과 동시에 리더들이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해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구조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는 그룹 체계 도입과 함께 대내외 트렌드 및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AI실과 신사업실을 대표 직속 조직으로 신설했다.
AI실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트렌드의 빠른 도입과 AI 기반 서비스 준비를 위한 전담 조직이다. 카카오뱅크에서 금융서비스에 최신 기술 접목을 연구하는 금융기술연구소가 AI실에 포함된다.
신사업실은 향후 트렌드에 맞춘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다. 특히 신사업실 신임 임원에는 여신팀장과 주담대스튜디오 팀장, 담보여신캠프장을 거친 송호근 실장을 발탁했다.
송 실장은 여신상품 관련 핵심 조직에서 일하며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총괄한 인물이다. 카카오뱅크는 주담대 성장을 발판으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인 35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성장과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등 플랫폼 역량으로 역대급 실적 달성에는 성공했지만 신사업 확대는 과제로 남겨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부터 신용카드업과 마이데이터사업 등 굵직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대주주 리스크 등에 발이 묶인 상태다.
이번 대표 직속의 AI실과 신사업실 신설로 신사업 확장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만의 일하는 문화를 바탕으로 그룹 간 속도 있는 협업을 통해 대내외 경영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역량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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