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비식품 영역 확장..뷰티부분 수익성 확보 ‘부릉타고 달려’

IPO 재도전 가능성..첫 월간 흑자·연내 흑전 예상
퀵커머스 신사업 진출..MFC 시범 운영·뷰티 강화
리스크 우려..퀵커머스 사업비용↑ 수요↓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1.23 10:22 | 최종 수정 2024.01.23 10:52 의견 0
컬리 퍼플 박스 (자료=컬리)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지난해 IPO(기업공개) 무기한 중단을 선언했던 컬리가 최근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IPO 재추진 가능성이 점쳐진다. 컬리는 식품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비식품군인 뷰티컬리 사업을 확장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포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자료에 따르면 컬리는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성장한 528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누적 매출은 1조54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늘었다. 같은기간 누적 영업 손실액은 전년 동기(1836억원) 대비 적자폭이 35.4% 줄어든 1185억원이다.

수익 개선 요인으로 컬리퍼플박스 보급 등 판매관리비 비용 감축이 꼽힌다. 컬리는 지난해 3분기까지 운반·포장비를 전년 동기 대비 122억원 줄였다.

뷰티컬리가 중개 수수료 매출 비중을 확대한 점도 수익개선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화장품은 식품이나 생활용품에 비해 객단가가 높아 마진율이 클 뿐만 아니라 중개 판매 방식을 늘려 물류와 배송비 부담도 덜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2년 11월 첫 선을 보인 뷰티컬리는 지난해 11월 출시 1년 만에 누적 구매자 수 400만명, 주문건수 600만건을 돌파했다. 뷰티컬리 가입자도 2배 가까이 늘었다. 거래액은 같은 기간 3000억원을 넘겼다. 지난해 컬리 연간 거래액(2조6000억원)의 12% 수준이다.

컬리는 출시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낸 뷰티컬리를 핵심사업으로 삼고 사업 확장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서울 강남 지역에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MFC, 도심형 물류센터)를 세워 퀵커머스 사업에 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켓컬리 김포 물류센터 (자료=컬리)

■ 강남 MFC 시범 운영..뷰티컬리 수익성 확보 차원

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인근 물류센터를 임대해 MFC를 운영한다. 강남 MFC를 시범 운영한 뒤 퀵커머스 사업 확대를 검토할 방침이다.

컬리 관계자는 “퀵커머스에 대한 고객 니즈가 있어 서비스 도입이 논의됐다”며 “사업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우선 대치동을 시범 지역으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컬리가 뷰티컬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퀵커머스를 도입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뷰티컬리는 마켓컬리와 동일한 샛별(새벽)배송을 이용하고 있다. 샛별배송은 신선식품 배송에 특화된 배송시스템으로 인건비가 낮 시간대보다 2배가량 높다. 또 풀 콜드체인(냉장·냉동 배송 시스템)은 일반 상온 배송보다 비용도 많이 든다. 특히 화장품은 식품에 비해 무게와 부피가 작아 샛별배송 시스템은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보관방식도 식품과 차별화가 필요하다. 유통기한이 짧고 신선보관 시스템이 필수인 식품과 달리 화장품은 유통기한이 길고 형태가 규격화돼 있어 보관과 관리가 수월해 재고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뷰티컬리가 새로운 배송시스템으로 퀵커머스를 도입할 경우 배송절차와 소모비용을 모두 줄일 수 있어 수익성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컬리 관계자는 “퀵커머스에 진출하게 된다면 뷰티컬리 서비스도 취급할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MFC 사업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나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MFC 운영 파트너사로는 배달 대행업체인 부릉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컬리 측은 파트너사에 대해서는 “선정 중인 단계로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 퀵커머스 사업 비용·수요 감소 극복이 관건

컬리의 퀵커머스 사업 진출을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난달 처음으로 월간 에비타(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한 컬리가 연간 흑자 전환을 앞둔 상황에서 불확실한 신사업으로 리스크를 키우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퀵커머스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데다 배송도 고비용이다”라며 “여기에 엔데믹 이후 퀵커머스 수요도 줄고 있어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와 쿠팡이츠는 퀵커머스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했다.

쿠팡이츠는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퀵커머스 배송인 ‘이츠마트’ 운영 지역을 서울 송파‧강동구로 축소했다. 이마트도 같은해 11월 론칭 1년반 만에 퀴커머스 사업인 ‘쓱고우’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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