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꿈의 배터리' 선점 속도..전고체 사업 본격화

삼성SDI, ASB 사업화 추진팀 신설.
SK온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LG엔솔, 고분자·황화물계 전고체 개발 속도

이정화 기자 승인 2023.12.19 11:31 의견 0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전고체 상용화를 위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자료=게티이미지뱅크, 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사업에 불을 지핀다. 전방 수요 부진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차세대 기술 투자가 돌파구가 될 지 관심을 모은다.

1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최근 정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연구개발과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7년까지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도 발표했다.

삼성SDI가 쌓아온 전고체 배터리 관련 기술은 3사 중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올해 3월에는 수원 SDI연구소에서 국내 최초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인 'S라인' 구축을 마쳤고 하반기부터 시생산 중이다.

삼성SDI가 주목하는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해 안전성과 성능을 크게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높고 화재나 폭발 위험성이 낮다.

배터리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인 만큼 미국과 일본 등 해외 기업들도 전고체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우리 정부는 국내 배터리 3사와 오는 2030년까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2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업계 1위 LG에너지솔루션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적극 추진한다. 약 1800억원을 들여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함께 개발하고 있다.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는 직접 불을 가해도 타지 않고 황화물계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40% 증가시킨다. 각각 2026년, 2030년 양산이 목표다.

SK온은 오는 2025년까지 대전 배터리연구원에 4700억원을 투입해 차세대배터리 파일럿 플랜트를 신설한다. 장기적으로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생산해 시장 지배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는 2028년을 목표로 한다.

배터리 3사는 이처럼 전고체 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력 강화에 힘쓰며 시장 둔화를 극복해나갈 전망이다. 증권가에선 고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IT(정보기술) 기기 등의 전방 수요 부진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본다. 그만큼 배터리 업계도 수익성 부담이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상황이 이러니 3사는 전고체를 포함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이들 배터리사의 R&D 투자액은 총 1조7874억원으로 1년 전(1조5884억원)보다 12.5% 뛰었다. 내년에도 시장 침체를 돌파하기 위한 R&D 행보가 거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면 완성차 업체가 요구하는 배터리 성능 개선과 비용 절감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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