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알리바바 그룹의 해외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는 가품과 저품질 상품 등에 해결책을 제시한다. 여기에 통관절차 간소화와 국내 물류센터 건립 등으로 배송문제까지 해소될 경우 한국 직구 시장 공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5일 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10월 알리익스프레스 앱을 사용하는 한국인 수는 613만명을 기록해 G마켓을 제치고 국내 종합몰 앱 순위 3위에 올랐다. 국내 서비스 론칭 1년 만이다.
국내 직구 시장을 빠르게 점령하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수는 지난해 10월 297만명에서 1년 새 두 배가량 늘었다. 물동량도 올해 1분기 346만 상자에서 3분기 904만 상자로 2.6배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1위를 차지한 쿠팡(2846만명)은 전년 대비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2위는 11번가(816만명), 4위는 G마켓(582만명)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오는 6일 오전 롯데호텔에서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에 관한 기자간담회를 연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국정감사에 참석한지 50여일 만이다. 간담회에선 장 대표가 국정감사에서 언급한 가품 문제에 대한 구체적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지난 10월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진행된 공정거래위원회 대상 국정감사에서 알리익스프레스의 가품 유통 문제로 호된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판매자들을 심사하는 시스템과 AI(인공지능) 기반으로 가품을 식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기술과 인력, 자원을 투입해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근절을 위한 조치로 위조 감별 시스템을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해당 시스템은 국내 대표 리셀 플랫폼인 네이버 크림(KREAM) 등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1000억원 규모 투자와 물류서비스 계획을 발표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장하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지난 3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간편한 로그인과 결제, 5일 무료배송, 현지 고객센터 등을 도입했다"며 "한국 소비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해외 직구를 국내 쇼핑처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알리익스프레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200여개 국가 중 한국은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 시장에 1000억여원을 투자할 예정이며 한국 소비자를 위해 더욱 가성비 높은 제품과 더 나은 크로스보더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국내 물류센터 설립에 대해서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도권에 물류센터가 세워질 경우 해외 직구용 제품이 대거 국내에 보관돼 배송기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 건립이 현실화되면 가격경쟁력에 빠른 배송서비스까지 갖추게돼 국내 직구 시장은 쿠팡과 알리 양강 구도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기존 위조 상품 관리 시스템을 검토 중이며 관련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물류센터 건립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 지역에 10만㎡(약 3만평) 이상 규모의 물류 창고를 두고 있다. 더욱 빠른 배송을 위해 중국-한국 간 비행기 노선도 증설했으며 익일 배송이나 3일 배송 등도 점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알리익스프레스는 3~5일 배송, 무료 배송, 무료 반품 서비스 등을 실행하고 있다. 기존 최대 2주까지 소요됐던 상품 배송 시간을 단축했다.
통관절차도 간소화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배송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배송 파트너와 통관 절차 간소화 협력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문서 작업의 효율화, 일부 과정 자동화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정시 배송 보장 라벨이 부착된 주문 건에 대해서는 정시 배송 보장 서비스도 실시한다. 해당 서비스 이용 시 배송이 지연될 경우에는 보상 쿠폰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K-베뉴에서 판매되는 국내 브랜드 제품을 구매할 경우 해당 브랜드가 직접 한국에서 상품을 배송하는 시스템을 가동했다. 이 시스템은 가장 빠를 경우 익일 배송도 가능하며 늦어도 3일 이내 물건을 수령할 수 있다.
무료반품 서비스도 확대할 방침이다. 알리는 이달 초 회원들에게 ‘무료 반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한다’는 내용의 안내 메일을 보냈다. 이는 무료 반품 품목을 확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고질적 약점인 가품 및 저품질 이슈를 비롯해 개인정보 유출 등 문제를 단기간에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가 내년 국내에 물류센터를 건립해 본격적으로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며 “고물가 시대에 가격 경쟁력은 물론 빠른 배송과 가품 문제까지 해결된다면 국내 이용자 수는 폭증할 것으로 보이며 쿠팡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뒤흔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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