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금융 띄우는 금융지주 회장..당국 코드 맞추기 지적도
16일 금융당국과 간담회 앞두고..그룹 차원 상생금융 띄우기
진옥동 회장 “상생금융은 신한 설립이념”..추가 방안도 예고
임종룡 회장, 긴급회의 주재해 계열사별 상생금융 방안 강구
행장이 아닌 지주 회장이 전면에..“급하게 추진하다 문제 생길라”
윤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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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7 11:21 | 최종 수정 2023.11.08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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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그룹의 상생금융 띄우기에 직접 나섰다. 은행 뿐만 아니라 전 계열사가 동참해 고금리 시기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금융부담을 낮춰주겠다는 것인데 오는 16일 당국과의 회동을 앞두고 급하게 코드 맞추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지난 주말 직접 주재한 CEO 회의에서 “상생금융은 일회성 선언적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되며 이는 신한의 창립 이념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진 회장의 발언은 금융으로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뜻의 신한은행 창립 이념인 ‘금융보국’을 언급해 가며 상생금융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신한은행은 전날 총 10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놨다.
진 회장은 “이번 발표는 금융취약계층과의 상생을 위해 그룹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선언에만 그치지 말고 진행 현황을 수시로 체크하면서 영업현장에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고 보완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상생금융 방안을 예고하기도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지난 3일 모든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상생금융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각 계열사들은 주말에도 출근해 상생금융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특히 임 회장이 ‘국민들 눈높이에 맞춰 실질적이고 진정성 있는 상생금융’을 강조하면서 우리은행 등 각 계열사들은 임원, 부서장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로부터 실제 어떠한 어려움이 있는지,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직접 청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실효성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아직 발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융지주 회장이 상생금융 주제로 그룹의 긴급회의를 주재하는 등 전면에 나서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상황이다. 올해 초 금융권에서 상생금융 방안이 쏟아질 때도 각 계열사 CEO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올 2~3월 은행 현장을 순회 방문해 상생금융을 독려했을 때도 주로 은행장이 배석했지 지주 회장이 나선 경우는 많지 않다.
금융지주 회장이 전면에서 움직이게 된 것은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 수위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결과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공개석상에서 ‘종노릇’, ‘갑질’ 등 발언으로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비판한 뒤 상생금융을 요구하는 금융당국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졌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금융업권협회 회장단과 간담회에서 “역대급 이자수익 증대는 금융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역대급 부담 증대를 의미한다”며 “국가경제의 허리를 지탱하는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줄여줄 수 있는 ‘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반도체나 자동차만큼 다양한 혁신을 해서 60조의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건지 의문”이라며 “국민들이 은행에 갖는 문제제기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금융당국과 금융지주 회장간 간담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당초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 차원에서 계획됐던 일정이었지만 현재 상황상 금융지주의 상생금융이 중요한 주제로 다뤄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점차적으로 상생금융을 늘리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이지만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이자장사 발언 이후에 투닥투닥 급하게 하면 부작용만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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