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마약에 휘청거리는 대한민국’ 불법 판매 활개..예방·재활 인프라 부족

박진희 기자 승인 2023.10.13 13:25 의견 0
최근 5년간 펜터민(디에타민)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가 1362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료=서정숙 의원실)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마약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등에서 불법 판매되는 마약류 식욕억제제 등 관리 허술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최근 5년간 펜터민(디에타민) 등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온라인에서 불법으로 판매하다 적발된 건수가 1362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불면, 두근거림, 지각 이상,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이 있어 의사의 처방이 필수적다.

국민의힘 서정숙 국회의원은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5년간 마약류 식욕억제제 온라인 판매 적발 현황을 공개했다.

식품의약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마약류 식욕억제제 적발 건수는 2019년 4건, 2020년 1건에서 2021년 181건, 2022년 807건으로 폭증했다. 올해 7월까지만 작년의 45.7% 수준에 해당하는 369건이 적발됐다.

적발건 중에는 SNS상 거래 유형이 90%이상을 차지했다. 일반쇼핑몰에서도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판매되고 있다.

마약류 식욕억제제는 2018년도 이후 2023년 6월까지 611만명 이상의 환자에게 11억 3827만개 이상이 처방됐다. 2022년에는 펜디메트라진, 펜터민, 암페프라몬, 마진돌 순서로 처방량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숙 의원은 “온라인을 통한 불법 판매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식약처가 경찰청,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오남용 실태 파악에 나서는 등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국회방송 캡처)

마약퇴치운동본부 직원 퇴사율 60% 넘어

마약류 식욕억제제 오남용에 대한 지적에 이어 마약퇴치운동본부의 현행 운영체계에 빈틈이 많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식약처 국정감사에서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는 현재 정부가 진행하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직원들이 인건비를 제대로 지원 받지 못해 이직율이 매우 높고 안정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기준, 마퇴본부의 신입사원 초임 연봉이 식약처 산하 타 기관 대비 40% 적다. 지난 2016년에는 마퇴본부 직원들의 퇴사율이 60%가 넘었다. 이러니 제대로 된 사업 진행이 가능하겠는가”라고 질문했다.

한 의원은 또 “현재 마퇴본부는 전국 12개 지부에서 총 35명이 예방상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이들 중 절반은 국고 지원으로, 나머지는 후원금으로 인건비를 지급하고 있다. 다시 말해, 후원을 받지 못하면 직원들의 상담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인데 이는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라고 비난했다.

한 의원은 “법률을 살펴보면 총 수입액의 절반을 초과해서 정부 지원을 받으면 해당 기관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도록 되어 있다”면사 “마퇴본부는 현재 71% 수준의 국고 지원을 받고 있다. 마퇴본부의 예산 규모와 현황을 고려했을 때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지적하신 대로 마퇴본부의 직원들 인건비 관련되 부분은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답했다.

가수 남태현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마약 중독자 재활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자료=연합뉴스)

■ 가수 남태현 등장, 마약 중독자 재활시설 지원 요청

그런가하면 이번 국정감사에는 필로폰 투약 혐의로 기소된 바 있는 가수 남태현이 출석하기도 했다. 그는 마약 중독자 재활시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남씨는 지난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마약 중독 치료 관련 참고인으로 출석해 “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정신과 약물을 복용했고 (이후) 대마초를 시작으로 필로폰까지 접하게 됐다. 현재는 인천 다르크(DARC)라는 재활센터에 입소해 생활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다르크는 약물 중독 치료공동체로, 약물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모여 사회로 돌아가기 위한 재활을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마약 중독자들이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전문가들로부터 날마다 체계적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그는 “약물 중독은 혼자서 해결할 수 없고 24시간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재활시설이 정말 중요하다”라며 “약물 중독자들이 너무 많이 늘고 있지만 (재활시설은) 센터장의 사비로 운영되는 등 정부의 지원이 솔직히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남씨는 “약물 중독 때문에 매일 같이 센터장에게 ‘도와달라, 살려달라’는 연락이 오지만 수용할 공간이 없고 너무 힘든 상태다. 정부의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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