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는 왜 가전이 아닌 전장에 힘 실어주나

모빌리티 선행 기술 공개 ‘이례적’…글로벌 협업 강화
전장 3대 축 중심으로 한 Alpha-able(알파블)로 선점
조주완 사장 “가전·IT 사업 노하우, 미래 모빌리티로”

김명신 기자 승인 2023.09.11 11:17 | 최종 수정 2023.09.11 11:54 의견 0
LG전자 CEO 조주완 사장이 현지시간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 ‘Alpha-able(알파블)’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전자)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LG전자가 상반기 최고 매출을 기록한 배경에는 VS사업본부의 선방이 있었다. 특히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에도 불구하고 사업 구조적 측면에서 전장 비중이 확대되며 역대 2분기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2013년 출범한 VS사업본부는 지난 10년간의 지속적인 투자와 사업 고도화를 통해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분기에서 매출액 2조6645억원, 영업이익 898억원으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분기 최대치를 달성했다. 상반기 VS사업본부의 매출 비중은 LG전자 전체 매출의 12.5%로 5조510억원이다.

고부가 고성능 중심의 건전한 영업활동을 이어가며 올 연말 기준 10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수주잔고가 순차 매출 전환으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수익성 측면에서 매출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LG전자는 차량 전동화, 커넥티드 서비스 등 트렌드에 대응해 자율주행, SW 솔루션, 콘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영역의 신규 기회를 적극 모색하는 한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e파워트레인, 램프 등 3대 축으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성장을 지속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혁신 기술 활용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미래 전장 기술력 과시

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공식 홈페이지에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Mobility Labworks Series)’ 신규 카테고리를 생성했다. 모빌리티 선행 기술 콘셉트를 공개하는 것으로 양산되지 않은 전장제품 콘셉트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LG전자에 따르면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는 ‘나에게 꼭 맞는 미래 모빌리티를 경험하다(Experience future mobility your way)’를 주제로 LG전자가 진행하는 선행 프로젝트와 실험적인 기술 등을 의미한다.

LG전자가 이번에 공개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3종은 롤러블, 플렉서블, 폴더블 등 다양한 폼팩터를 구현하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돼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3개의 화면이 하나로 통합된 ‘필러 투 필러(Pillar-to-Pillar) P-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Min&Max 디스플레이’, 폴더블 P-OLED 기술을 활용한 18인치 대형 중앙정보디스플레이 ‘Pop&Fold 디스플레이’, P-OLED를 활용한 ‘Flex&Slide 디스플레이’ 등이다.

또 LG전자가 공개한 디지털 콕핏 2종 콘셉트에는 디스플레이, 커넥티비티, HMI(Human Machine Interface) 등 분야의 다양한 혁신 기술이 적용돼 있다.

LG전자가 고객들의 운전자 경험을 확 바꿀 모빌리티 선행 기술 콘셉트를 공개했다. (사진=LG전자)


LG전자가 ‘모빌리티 랩웍스 시리즈(Mobility Labworks Series)’를 공개하고 나선 배경에는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에게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전장제품을 선보이며 LG전자의 혁신성과 모빌리티 기술력으로 시장 선점을 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 조주완 사장의 주문…전장 3대 축 중심 글로벌 시장 입지 확대

LG전자의 VS사업 확대는 조주완 사장의 뚝심이 있다. ‘차량서 모든 걸 가능케 하는 Alpha-able(알파블)’, 조주완 사장의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청사진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 발표자료를 토대로 한 자체 추정치에 따르면 LG전자 텔레매틱스는 지난해 기준 글로벌 점유율 1위(23.3%)를 차지했다. AVN(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 영역에서도 2021년부터 두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주완 사장는 전장사업 확대 방침을 밝히며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전시장에서 직접 방문해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Magna)와 협력을 강화 방침을 내놨다. 조 사장은 디바 일룽가 마그나 파워트레인 사장을 만나 전장 사업의 다양한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은 IAA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헝가리 북동부에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고 밝힌 바 있다. LG마그나는 유럽 첫 공장인 신규 공장이 완성되면 한국 인천, 중국 남경, 멕시코 라모스 아리즈페에 더해 총 네 개 공장을 운영하게 된다.

LG마그나는 2021년 7월 LG전자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기업 중 하나인 마그나가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전기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구동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 전기차 파워트레인을 글로벌 완성차 고객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CEO 사장이 현지시간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전시장에서 마그나 부스를 방문해 전장 사업의 다양한 협업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LG전자)


또한 LG전자와 마그나는 올해 초부터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전략적 기술협력을 추진해오고 있다. LG전자의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기술력과 마그나가 보유한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및 자율주행 관련 솔루션을 통합해 다가오는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하는 것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핵심사업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연사로 나선 조주완 사장은 가전 사업에서 쌓은 고객경험 노하우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바로 미래 모빌리티 고객경험 테마를 개발하고, 모든 것을 가능케 한다는 의미의 ‘Alpha-able(알파블)’이다.

조주완 사장은 “오랜 기간 가전과 IT 사업을 통해 쌓아온 고객경험 노하우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혁신적인 고객경험을 제시하고자 한다”며 “LG전자는 항상 고객을 이해하고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DNA를 갖고 있다. 고객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여정에 적극 동참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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