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익는 시중은행 마이데이터..‘킬러 콘텐츠’로 차별화 중

마이데이터 도입 1년 9개월..시중은행 차별화 진행 중
하나은행 ‘맞춤형 자산관리’ vs 신한은행 ‘상품 비교·추천’
국민은행, 오픈뱅킹에 접목..우리은행, ‘생태계’ 확장 추진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9.07 11:41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시중은행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차별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은행들은 자산관리 노하우를 살려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핀테크 영역인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에도 도전한다. 은행 본연의 뱅킹 서비스에 마이데이터를 접목하는가 하면 생태계 확장을 위해 타 금융사와의 제휴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4대 시중은행 본점 (자료=각사)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고 마이데이터 기반의 자산관리 플랫폼을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민은행의 ‘KB마이데이터’, 신한은행의 ‘머니버스’, 하나은행의 ‘하나 합’, 우리은행의 ‘우리 마이데이터’가 그것이다.

시행 초기 단순히 흩어져 있는 계좌와 자산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는 데 그쳤던 은행권 마이데이터 서비스들이 저마다 고도화 과정을 거치면서 점차 차별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하나은행 ‘맞춤형 자산관리’ vs 신한은행 ‘상품 비교·추천’

전날 하나은행은 하나 합의 서비스를 개편했다. 하나은행만의 자산관리 노하우에 디지털 혁신을 더해 초개인화 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다.

하나은행은 데이터 처리 프로세스를 개선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였고 편의성 증대를 위해 ▲신용케어 ▲대출 관리 ▲연금진단 등 확대된 금융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자산관리 콘텐츠를 추가했다.

고객이 신용케어와 대출 관리 서비스를 활용해 대출 상품 이용의 시작부터 끝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공공마이데이터와 연계한 연금진단 서비스로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과 개인연금, 퇴직연금 등 연금자산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제도 시행 이후 하나은행만의 자산관리 노하우가 결합된 디지털 자산관리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며 “하나 합이 누구나 손쉽게 접근 가능한 초개인화 디지털 자산관리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이 마이데이터의 자산관리 기능에 집중했다면 신한은행은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기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6월 빅테크·핀테크 고유 영역으로 여겨졌던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를 선보였다. 머니버스 내에서 51개 금융회사의 예적금, 48개 금융사의 대출 등 금융 상품 DB를 매일 업데이트해 고객들이 다양한 금융회사 상품 정보를 비교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금·대출 상품 중개업에 시중은행이 직접 참여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은행이 자사 플랫폼에서 타 금융사 상품과 비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고객을 뺏길 우려가 있어서다. 그간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가 핀테크의 영역으로 인식됐던 것도 그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많은 금융회사들과 함께 고객에게 이롭고 더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향후 고객 추천 알고리즘 고도화 및 세밀한 관리를 통해 고객 자산 형성에 꼭 필요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국민은행, 오픈뱅킹-마이데이터 접목..우리은행은 ‘생태계’ 확장

국민은행은 오픈뱅킹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접목시켰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서비스 간 결합을 통해 단순 잔액 조회뿐만 아니라 이자율, 수익률, 투자거래내역 등 자산관리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고객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개선한 것이다. 기존에는 ‘마이자산관리’ 메뉴에 진입해야 알 수 있었던 정보다.

고객별로 필요한 알림이나 맞춤형 서비스 추천 등 개인화된 콘텐츠도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게 됐고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의 가입절차도 원스톱으로 간소화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유사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접목해 하나의 화면에서 자산관리와 뱅킹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5월 ‘신용관리 리포트’와 ‘DSR(총부채월니금상환비율) 계산기’ 서비스를 추가해 신용과 대출 관리 편의성을 높였다.

우리은행은 ‘화이트라벨링’ 전략을 통해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의 연결성을 강화했다. 화이트라벨링은 제휴를 통해 타사 앱에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지주 계열사인 우리금융캐피탈 앱에, 올해 1월 우리종합금융 앱에 각각 우리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적용했다. 올 2월에는 최초로 타 금융사인 유진투자증권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 앱에서도 우리마이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우리은행은 금융사뿐만 아니라 비금융사에도 화이트라벨링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화이트라벨링을 통한 마이데이터 서비스 활성화와 더불어 ‘모두와 닿고,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마이데이터 생태계를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업계 최초로 제휴사의 구독 상품 정보를 한곳에 모아 간편하게 조회하고 가입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탑재했고 내 자산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미래의 나 시뮬레이션’, 재테크 고수들의 비법을 알려주는 ‘고수의 랭킹’ 등 독특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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