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구조조정' 일동제약의 장기전략.."R&D 망설이면 더 큰 위기"

한동선 기자 승인 2023.08.10 12:23 | 최종 수정 2023.08.14 08:03 의견 0
일동제약 본사(자료=일동제약)

[한국정경신문=한동선 기자] 7분기 연속적자를 기록한 일동제약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는 한편 여전한 신약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0일 일동제약은 자사 연구개발 부문을 떼어 내 R&D부문 전담 자회사(가칭 '유노비아')를 신설한다고 공시했다. 일동제약은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수익성 증대를 통한 기업 및 주주가치 제고·신약 R&D 관련 추진력 강화·투자 유치 확대 등에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일동제약은 신설 법인 유노비아는 신약 연구개발과 관련한 독립적인 입지를 구축하여 전문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고 오픈이노베이션과 투자 유치 등 제휴 파트너 확보 측면에서 보다 유리한 요건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자금은 외부 투자를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2형 당뇨병 치료제·소화성 궤양 치료제·파킨슨병 치료제 등 기존 신약 개발 프로젝트와 새로 추가될 유망 파이프라인 등의 자산을 활용해 10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일동제약의 공격적인 R&D 투자가 재무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동제약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148억원으로 전년 동기(94억원) 대비 57.45% 늘었다. 2020년 영업이익과 연구개발비는 각각 66억원, 602억원이었다. 2021년 이후 각각 -555억원 ,956억원을 기록했고 2022년 -735억원, 1099억원을 기록해 영업적자와 연구개발비가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연구개발비율는 2020년 14%에서 2021년 19.3%, 2022년 19.7%로 늘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연구개발비로 매출 대비 약 10%를 투자하는 것과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조코바의 정식 품목 승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2021년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와 공동 개발한 먹는 코로나 치료제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출시 4개월만에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긴급 사용 품목이 아닌 정식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경영쇄신을 선언하면서 구조조정도 진행해왔다. 지난 5월 일동홀딩스 등은 임원 20% 이상 감원, 남아 있는 임원 급여 20% 반납 등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까지 양사 1400명 중 희망퇴직자는 약 200명으로 파악됐다. 차·부장급 인원과 20년 이상 장기근속 한 공장 근로자 등도 포함됐다. 희망퇴직 위로금 규모만 약96억원으로 알려져 이목을 끌었다. 희망퇴직자들은 평균 6000만~7000만원의 위로금을 수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제약은 연이은 실적 부진에도 장기적으로 바라본다는 입장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신약개발이 이뤄져야만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며 "내부에서는 R&D투자를 망설이면 장기적으로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수 파이프라인을 많이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향후 개선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일동제약 윤웅섭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성장동력 없이는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신약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지속과 함께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혀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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