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오일뱅크, 블루수소·화이트바이오·친환경소재 '엑셀'..투자 결실은 언제?

3대 미래사업 영업익 비중 2030년 70% 확대
대규모 투자 불가피..상반기 업황 불안정 '고민'
업계 전반 탈정유 기조 확장.."장기적 투자가치 높아"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6.06 06:16 의견 0
HD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와 화이트바이오, 친환경 화학 및 소재 등 3대 미래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확대한다. (자료=HD현대오일뱅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HD현대오일뱅크가 블루수소와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확·소재 사업 등 3대 미래 사업을 중심으로 종합 에너지 기업 도약을 꿈꾼다. 하지만 본업인 정유업이 아직까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해 신사업 투자의 결실을 맺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화이트 바이오·친환경 화학 및 소재 사업을 집중 육성해 오는 2030년까지 정유사업 매출 비중을 40%로 낮추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로써 3대 미래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70%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탄탄한 이익 체력을 토대로 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정유업에서 창출하는 현금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하지만 업황이 불확실한 상태다.

HD현대오일뱅크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3987억 원과 영업이익 2590억원을 거둬 전년 동기보다 각각 2.2% 늘고 63.2% 줄었다.

정유 부문은 영업이익 1934억원을 기록해 70.9% 급감했다. 정제마진 약세와 유가 하락세로 당장 2분기 실적도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다. 신사업 성과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를 두고 업계 한 관계자는 "본업인 정유부문은 그간 실적에 효자 노릇을 했지만 경기 변동성에 따라 수익성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사들이 하나같이 탈정유 기조에 맞춰 신사업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당장 이익 가시화는 어렵더라도 장기적으로 볼 때 투자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도 이를 의식한 듯 미래형 포트폴리오 구축을 일찌감치 마치고 사업 전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액화천연가스(LNG)와 블루수소를 연료로 쓰는 친환경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블루수소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압축‧수송해 지하에 저장하는 CCS(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적용해 생산하는 수소다.

HD현대오일뱅크의 발전자회사 HD현대E&F는 오는 2025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시간당 스팀 230톤, 전기 290메가와트를 생산할 수 있는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화이트바이오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도 세웠다. 대산공장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짓고 내년까지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후 2026년까지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컬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에 달하는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의 일환으로는 국내 최초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HPC)' 준공 등이 있다. HPC 프로젝트는 정유공장의 중질잔사유를 원료로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설비 구축에만 약 3조원이 들어갔다. 탈정유와 종합 에너지 기업을 향한 HD현대오일뱅크의 청사진이 예정된 시기에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 연구원은 "(HD현대오일뱅크는) 다각화된 사업구조와 최고 수준 고도화설비 비중 등으로 사업안정성이 우수하고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하면서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를 낙관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춰 새 먹거리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는 연구·개발 단계이기 때문에 미래 친환경 사업이 기존의 정유사업을 대체하는 구체적인 시점은 예상하기 힘들지만 투자의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해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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