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3년/상생금융] ②상생금융 지표된 은행권 예대금리차..공시 효과 ‘톡톡’

4월 예대금리차 1.15%P..두달 만에 0.21%P 뚝
은행별 상생금융 도입..대출 금리 감소 효과 뚜렷
7월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상생금융 경쟁 촉진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5.23 11:39 | 최종 수정 2023.05.25 09:22 의견 0

‘상생금융’이란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들어 은행의 ‘공공적 성격’이 강조되면서 은행권의 상생금융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은행권 공동의 사회공헌 프로젝트와 개별 은행의 취약차주 지원 등 상생금융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5대 시중은행 본점 (자료=각사)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시장 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던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3월 이후 뚜렷한 축소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이후 5대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안이 잇따라 도입된 영향이 컸다.

2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 포털에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평균 가계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 차이)는 1.15%포인트로 집계됐다. 3월 평균 가계예대금리차 대비로는 0.01%포인트, 2월 대비로는 0.21%포인트가 축소됐다.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는 금리 인상기 금융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첫 도입됐다. 하지만 시장상황과 금융당국의 감독기조에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1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들이 수신금리 경쟁을 펼치면서 지난해 연말 평균 0.73%포인트까지 축소됐던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는 올 2월 1.3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금융당국이 자금 조달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한 데다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멈추면서 수신금리 경쟁 열기가 식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가계예대금리차가 다시 축소되기 시작한 것은 금융당국의 요청으로 은행들이 상생금융 정책을 본격 도입하면서다.

지난 2월 하나은행은 서민금융상품 차주인 햇살론15 고객을 대상으로 대출잔액의 1%에 상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해주는 프로그램을 내놨다. 또 새희망홀씨대출의 신규 취급 금리를 최대 1%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에는 다자녀가구 대상 최대 0.4%포인트 대출금리를 감면해주는 ‘다자녀 우대 상생금융’ 지원책을 내놨다.

뒤이어 국민은행은 전 상품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내렸다. 연간 이자 경감 효과만 1000억원 수준이다. 또 지난달 제2금융권 대출 대환 상품인 ‘KB국민희망대출’을 신규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3월 24일 1000억원 수준의 가계대출 전 상품 금리 인하 및 600억원 수준의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지원책을 내놨다. 여기에는 개인 고객 대상 주택담보대출 금리 0.4%포인트 인하, 전제자금대출 0.3%포인트 인하, 신용대출 금리 0.4%포인트 인하, 새희망홀씨대출 금리 1.5%포인트 인하 등이 포함됐다.

우리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상생금융지원액 규모가 가장 큰 연간 2050억원을 지원한다. 가계대출 전상품 최대 0.7%포인트 금리 인하, 전 개인고객 연체원금 상환지원, 소상공인 대상 긴급대출 등이 포함됐다.

올해 들어 수신금리 인상도 정체되면서 가계예대금리차가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은 아니지만 가계대출금리만 떼어놓고 보면 은행권 상생금융안 도입 효과가 명확히 드러난다.

지난해 12월 5.09%를 기록했던 국민은행의 가계대출금리는 2월 5.04%, 3월 4.70%, 4월 4.46%로 내렸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연말 5.30%이던 가계대출금리를 2월 4.84%, 3월 4.71%, 4월 4.63%까지 낮췄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가계대출금리를 5.35%에서 4.73%로, 농협은행은 4.77%에서 4.51%로 내렸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연말 5.73%까지 치솟았던 가계대출금리를 지난달 4.65%까지 내려 1%포인트 넘게 감축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각 은행들이 상생금융 일환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3월 이후 예대금리차 감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달에도 대출 금리 인하가 진행되고 있어서 예대금리차 축소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예대금리차 공시 제도를 통한 은행권 상생금융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의 일환으로 예대금리차 공시 확대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7월부터 은행별 예대금리차 공시에 현행 신규취급액 기준 공시 외 잔액 기준 금리차를 추가로 공시한다.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 항목에는 현행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대출에 더해 전세대출 금리를 추가로 공개한다.

아울러 은행이 자율적으로 금리변동 요인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설명 페이지를 신설, 은행별 특수성을 부연해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에서는 은행별 수익성을 보여주는 잔액기준 예대금리차가 공시되면 단기적인 금리 인하보다는 예대금리차를 축소하기 위한 상생금융 경쟁이 더욱 촉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