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배터리 동맹③] SK온, 북미·칠레·호주 업체와 손잡고 사업 영토 확장

세계 배터리 시장서 점유율 5위 수성
포스코·현대차그룹·신한투자증권 MOU
'포드 JV' 블루오벌SK, 美 공장 건설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2.03 11:03 의견 0
SK온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5.9%를 기록했다. 사진은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 [자료=SK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배터리 후발주자' SK온이 배터리 동맹 체제를 강화하며 글로벌 점유율과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내를 넘어 북미와 칠레, 호주 등 다양한 국가 업체와 협력을 늘리며 전 세계로 사업 영토를 빠르게 확장하는 모습도 눈길을 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작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점유율 5.9%를 기록해 5위를 수성했다. 꾸준히 '톱5'에 안착할 수 있던 배경에는 국내외 업체와 적극적인 동맹 형성이 있다.

최근에는 신한투자증권과 협약을 맺고 2000억원 규모의 배터리 생태계 구축 관련 투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금융기업의 투자 검토 역량과 배터리사의 기술 검증 역량이 사업적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평이다.

작년 11월에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에 오는 2025년 이후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으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차전지소재 사업 전반을 다루는 포스코그룹과도 동행한다. 두 회사는 ▲해외 사업 확장을 위한 중장기 전략 ▲리튬·니켈 등 원소재 부문 투자 ▲양극재 개발 로드맵 △음극재 공급량 확대 ▲폐전지 수거 네트워크 공동 구축방안 등을 협의한다.

해외 곳곳을 넘나드는 협업 행보도 주목받는다. SK온의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는 이달 애틀랜타 한인타운 인근 로즈웰 시에 기술지원센터를 세우고 200여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IT센터는 배터리 생산관리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현지 배터리 생산 시설 전체를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극재 핵심 원료인 리튬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노력도 활발하다. 지난해 칠레 SQM를 비롯해 호주 업체인 레이크 리소스, 글로벌 리튬과 계약을 잇따라 체결한 것이다.

음극재의 경우 호주의 시라와 천연 흑연 수급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미국 우르빅스와도 음극재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향후 우르빅스로부터 음극재를 공급받아 미국 내 SK온 배터리 공장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SK온과 포드의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은 최근 미국 배터리 공장 건설의 첫삽을 떴다. 앞서 두 회사는 10조2000억원을 투자해 켄터키주 및 테네시주에 연간 총 129GWh(기가와트시) 규모 배터리 생산기지 3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블루오벌SK에서 중장기적으로 약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다양한 나라의 업체와 손을 맞잡으니 실적 개선 기대감도 덩달아 높아진다. 일부에서는 SK온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 안팎의 흑자전환을 이룰 것으로 본다.

앞서 SK온은 작년 1~3분기 7346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냈다. 4분기에도 감가상각비와 저조한 수율 등 영향으로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날로 커지고 SK온도 입지를 굳히기 위해 달리고 있다. 고객사 관계를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동맹을 맺고 있는 만큼 불황 터널을 지나 빛의 구간으로 빠르게 진입할지 주목된다.

SK온 관계자는 "배터리 핵심 원소재 확보를 위해 공급망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고 협약 등 다양한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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