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학 빅3 "우울하네"..LG·롯데·금호석화, 인력 충원·사업 다각화 '승부수'

3분기 실적 저조 관측..배터리 및 수소 투자↑
LG화학, 연산 6만톤 규모 양극재 공장 착공
롯데케미칼, 美 배터리소재 계열사 주식 취득
금호석화, 탄소나노튜브 중심 소재 사업 확장
업황 하락 속 직원 수↑.."신사업 추진력 강화"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29 10:05 의견 0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학 3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각 사 로고. [자료= 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화학업계에 하반기 불황 예고가 닥치면서 LG화학, 롯데케미칼, 금호석유화학 등 '빅3'의 분위기가 침체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이들 화학사는 아랑곳 않고 배터리와 수소 등 미래사업에 속속 투자하며 장기전을 대비하는 데 더해 인력 충원도 적극적으로 단행하며 씩씩한 태도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들 화학 3사의 3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LG화학의 이 기간 영업이익이 8607억원(영업이익률 6.6%)으로 전년 동기(7291억원) 대비 18% 증가하지만 지난해 3분기의 GM㈜ 전기차 리콜비용 6200억원을 뺀 영업이익(1조3000억원)과 비교해서는 36% 줄어들 것으로 봤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10년간 한번도 기록해보지 못한 '2개 분기 연속 적자' 위기에 처했다. 증권가에서 추정한 3분기 실적 평균은 127억원 영업손실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같은 기간 영업익 추정치도 1년 전보다 49.56% 줄어든 315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위생용 장갑 소재 NB라텍스의 판매량 감소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화학사들은 성장 돌파구로 배터리와 수소 등 미래사업을 지목하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선 세계 2위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을 보유한 LG화학은 급성장하는 배터리 소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올 초 5000억원을 투입해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양극재는 배터리 생산원가의 약 40%를 차지한다. 배터리 용량과 수명 등 핵심성능을 결정하는 핵심소재로 음극재 및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소재로 주목받는다.

또 롯데케미칼은 오는 2030년까지 배터리 소재 분야에 총 4조원을 쏟아붓고 연간 매출 5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수소 에너지 분야에도 6조원을 투입한다.

지난 28일에는 이사회를 열고 미국 배터리 소재 사업 투자기업인 '롯데 배터리 머티리얼즈 USA(LBM)'의 주식 100주를 2750억원에 추가 취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LBM은 배터리 소재 사업 확대를 위해 추진 중인 일진머티리얼즈 주식회사의 지분 인수 등에 필요한 투자재원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측은 아직 인수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지만 업계에서는 인수재원 확보를 위한 안건이 통과된 만큼 사실상 인수가 확정된 것으로 해석한다.

금호석유화학도 CNT(탄소나노튜브)를 중심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연산 120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확보한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2024년까지 생산능력을 360톤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 다변화를 위해 달리는 와중에 미래 사업을 견인할 인재 모시기에도 한창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LG화학의 직원 수는 1만4319명으로 1년 전보다 1325명 늘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업을 맡고 있는 첨단소재 부문에서만 688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케미칼의 직원 수도 같은 기간 4645명으로 135명 늘었다.

인건비 부담 여건 속에서도 전공자를 영입해 미래 사업 추진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포부로 해석된다.

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 확장하는 CNT를 포함해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수요는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 추세에 맞춰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며 "업황 하락 속에서 사업다각화 여부에 따라 수익성 차별화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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