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사면' 신동빈 롯데 회장 '동남아 드림' 속도..지주사 주가·실적 기대감 '하이킥'

인니·베트남 7조 베팅..신사업 기대감에 주가↑
사면 후 첫 출장지로 동남아.."투자 확대할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05 11:53 의견 0
5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들은 동남아 시장에 50억5000만달러(한화 약 6조8000억원)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사진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자료=롯데]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별 사면을 받자마자 '동남아 드림'을 이루기 위해 불도저같은 실행력을 뽐내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만 7조 가량을 쏟아붓기로 하면서 그룹의 지주사인 롯데지주도 신 회장의 해외 사업 질주에 탄력을 받아 주가 상승과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는다.

5일 롯데지주에 따르면 주요 계열사들은 동남아 시장에 50억5000만달러(한화 약 6조8000억원)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사업은 롯데케미칼이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는 '라인 프로젝트'로 총 39억달러(약 5조3000억원) 규모다. 롯데케미칼 창사 이후 최대 규모의 해외 투자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는 인도네시아 수도인 자카르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90킬로미터 떨어진 '칠레곤' 지역에 연간 에틸렌 100만톤과 프로필렌 52만톤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오는 2025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롯데는 연간 20억6000만달러(약 2조4000억원)의 매출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업을 포함해 신 회장의 베트남 소비시장 공략기도 기대할 만한 대목이다.

롯데는 베트남에 약 12억달러 규모의 공격적인 베팅을 단행한다. 베트남 호찌민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프로젝트와 롯데몰 하노이에 각각 9억달러(약 1조2000억원)와 2억4449만달러(약 3300억원)를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는 베트남 호찌민시의 투티엠 지구 5만제곱미터 부지에 코엑스의 1.5배인 연면적 약 68만제곱미터의 지하 5층~지상 60층 규모의 쇼핑몰 등 상업 시설과 함께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 시네마와 아파트로 구성된 대형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이에 대해 롯데 관계자는 "베트남 최초의 최고급 스마트 단지가 될 것"이라며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을 이용해 원격 진료가 가능하고 쇼핑몰엔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비롯해 드론 및 로봇 배송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회의 땅' 동남아시아 시장을 향한 롯데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돼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약 19개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임직원 수도 1만1000여명에 달한다.

신흥국으로 성장성이 무궁무진한 곳인 만큼 신 회장이 광복절 사면 후 첫 출장지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을 결정할 만했다는 평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19년 10월 국정농단 수사와 관련해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유죄 판결을 받고 집행유예 기간이라는 점이 신 회장의 대외 활동 리스크였다.

신 회장은 리스크 족쇄가 풀리자 보란듯 동남아 행보에 고삐를 당겼다. 지난달 29일에는 인도네시아 라인 프로젝트 현장을 방문해 프로젝트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또 이달 2일에는 베트남 호찌민시 투티엠지구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 참석했다. 그는 "2030년까지 베트남 최대도시인 호찌민에 대형 복합단지를 조성하고 500만개 일자리 만들기에 나설 것"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롯데그룹은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동남아 질주에 롯데지주의 주가는 주식 혹한기에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달 22일과 23일에는 2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갈아치우며 주당 4만원을 넘겼다.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롯데그룹의 본업인 화학과 유통부문 성장세와 신사업 기대감 제고를 가리킨다.

하반기 실적 기상도도 '맑음'이다. 롯데지주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익 각각 6조6250억원, 2817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 대비 36.6%, 126.2% 뛰었다. 하반기에도 자회사 전반의 고른 실적 회복으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고금리와 고물가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가 우려되지만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 관계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신남방 정책의 핵심 시장으로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군에서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지면서 성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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